<옹알이> 김석
시월 중순 가을비 걷힌 마을 길
더러 흙집의 몰타르 길을 걸었다
유모차 밀고 가는 가을 눈빛 젊은 엄마
갠 하늘 초롱초롱 새끼와 엄마 옹알이 길
가을 길의 만난 젊은 엄마와 새끼 옹알이
시인의 언어는 나랏말 지킴 옹알이라는데
지금까지 나와 너의 옹알이 무엇이었을까
계속 시의 새벽 길을 펴고 걸어오고 갔는데
얼 옹알이 모국어 시들은 어디 박혀 있을까
둘레길 벤치 가을을 앉았다
풀숲 가에 버려진 유모차 하나
유모차 의지하며 할머니가 걸어왔다
휴우, 유모차 기대 할머니의 옹알이
버려진 유모차 곁 한참 뒤둥거리다가
휘적휘적 온몸을 지탱하는 늙은 유모차
보는 이는 가을바람과 벤치 앉아 나余 뿐이다
우리 얼굴과 숨 시의 옹알이는 무엇이었을까
그리움으로 옹알이들 개키는 다듬이였을까
엄마가 아이 볼 만지며 까꿍 하듯 시인의 길
가을 앞 몇 옹알이하듯 벤치에 내려와 앉았다
「옹알이」, 『일주문과 바늘귀』 2005. 김석
<한보람 시인의 시선>
인간의 삶이 처음과 마지막에 닿을 때 다시 만나게 되는 원초적인 언어, 옹알이.
詩人은 세상의 작고 희미한 소리를 그냥 지나치지 않는다.
유모차, 가을길, 늙은 몸의 숨결 속에서 삶의 순환을 읽어내며,
詩는 바로 그런 낮은 소리에서 시작 된다는 것을 보여준다.
詩人은 삶의 여정 속에서 “가을 앞 몇 옹알이 하듯” 말을 내려놓는다.
‘옹알이’는 흩어진 감정이고, 그것을 접고 다듬는 힘은 ‘그리움’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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