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보경 칼럼 1] 도파민에 갇힌 아이들, 클래식 선율로 내면의 중심을 세우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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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보경 칼럼 1] 도파민에 갇힌 아이들, 클래식 선율로 내면의 중심을 세우다
  • 대구교육신문 강병철 기자
  • 승인 2026.10.28 14:3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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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주의력 결핍과 정서적 고립을 넘어, 공존과 깊은 몰입의 세계로
김보경 소프라노(사진 = 본인 제공)
김보경 소프라노(사진 = 본인 제공)

(대구=대구교육신문) 김보경 칼럼니스트 - 

눈을 뜨자마자 쏟아지는 시각적 자극과 1분 미만의 숏폼 콘텐츠가 일상을 지배하는 초고속 디지털 시대다. 현대인은 그 어느 때보다 빠르고 직관적인 대중문화 속에 살아가고 있지만, 그 이면에서는 청소년의 문해력 저하와 주의력 결핍, 정서적 고립감이 심각한 사회적 문제로 번지고 있다. 기술의 진보가 일상의 편리함을 안겨준 반면, 인간의 정신과 정서는 아날로그적 깊이를 잃어가는 형국이다. 이러한 전환점에서 우리는 인간 고유의 정서적·인지적 역량을 회복할 핵심 열쇠로 다시금 ‘클래식 음악 교육’의 가치에 주목해야 한다.

클래식 음악이 현대 교육에서 지니는 가장 큰 미덕은 깊은 몰입의 경험을 통한 인지 기능의 향상이다. 대중음악의 단순하고 반복적인 비트와 달리, 클래식은 정교한 다성음악 구조와 수학적 규칙성을 품고 있다. 이를 감상하고 연주하는 과정은 뇌의 다각적 영역을 자극해 논리적 사고력과 언어·수학적 추론 능력을 함께 발달시킨다. 무엇보다 인위적인 전자음 대신 자연 악기와 사람의 육성이 빚어내는 긴 호흡의 선율은, 자극적인 미디어에 노출되어 산만해진 아이들에게 흩어진 집중력을 차분히 훈련할 최적의 환경을 열어준다.

김보경 소프라노 (사진=본인 제공)
김보경 소프라노 (사진=본인 제공)

말초적이고 강렬한 음악에 잠시 흥겨워하다가도 금세 피로감과 두통을 느껴본 경험은 누구에게나 있을 것이다. 반면 클래식을 꾸준히 접해온 이들은 대체로 높은 정서적 안정감과 깊은 집중력을 보인다. 처음부터 클래식에 매료되는 경우는 드물지라도, 유년기부터 일상 속에서 자연스럽게 접하고 지속적으로 교육받는다면 그 배움의 결실은 아이의 사고 체계를 근본적으로 변화시킨다.

특히 인간 최고의 악기인 ‘목소리’를 활용하는 성악과 합창 교육은 현대사회에서 결핍되기 쉬운 정서적 안정과 소통 능력을 극대화한다. 노랫말의 의미를 음미하며 바른 호흡으로 노래하는 성악은 신체와 정신의 감각을 일깨워 내면에 억압된 스트레스를 자연스럽게 해소한다. 실제로 우울감이나 대인기피를 겪던 이들이 노래를 통해 마음의 상처를 치유하고 활력을 되찾는 사례는 현장에서 무수히 확인된다. 말수가 적고 자신감이 부족하던 아이들이 무대 위에서 당당한 태도로 거듭나는 변화 역시 마찬가지다.

나아가 여럿이 한데 어우러져 소리를 쌓아 올리는 합창은 오늘날의 교육이 놓치기 쉬운 ‘조화와 균형’의 미덕을 체득하게 하는 탁월한 사회성 훈련이다. 소프라노, 알토, 테너, 베이스가 저마다의 음색을 유지한 채 서로의 숨과 소리에 귀 기울여 하나의 화성을 완성해 가는 과정은, 개인주의가 팽배한 시대에 타인을 존중하고 배려하는 진정한 공감 역량을 길러준다.

수백 년의 세월 동안 인간 정신의 미적 정수를 증명해 온 클래식은 인류 공동의 위대한 문화유산이다. 현대사회에서 클래식을 배우는 것은 단순한 연주 기술 습득을 넘어선다. 시대를 관통한 인류의 역사와 문화를 깊이 향유하는 안목을 기르고, 디지털 홍수 속에서도 흔들리지 않는 내면의 중심을 세우는 일이다. 교육의 본질이 끝내 ‘인간다움’을 길러내는 데 있다면, 그 해답은 시대를 초월해 흐르는 클래식 선율 속에 있다.

<<소프라노 김보경은 대구효성가톨릭대학교를 졸업하고 이탈리아 가스파레 스폰티니 시립음악원에서 석·박사를 최고점으로 졸업한 후 로마 A.I.D.M과 A.R.A.M 디플로마를 취득했다. 대구성악콩쿠르 최우수상, 신영옥성악콩쿠르 은상을 비롯해 이탈리아 캄폴리에토(Campolieto)와 과르디아그렐레(Guardiagrele) 국제콩쿠르 1위, 레온카발로 및 마리아 카닐리아 등 유수의 국제 콩쿠르에서 입상하며 두각을 나타냈다. 국립오페라단 〈운명의 힘〉을 비롯하여 〈투란도트〉, 〈아이다〉, 〈토스카〉, 〈카르멘〉, 창작오페라 〈선덕여왕〉 초연 등 국내외 무대에서 다수의 주역으로 활약했으며, 대구시향 협연과 오라토리오 〈메시아〉, 〈천지창조〉 솔리스트 등 폭넓은 연주 활동을 펼쳐왔다. 대구가톨릭대학교 겸임교수 및 평생교육원 외래교수를 역임하고 현재 서울시립오페라단 주역가수이자 효성성악회 회장으로 활발히 활동 중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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