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유빈아카이브'를 아시나요?...단속 뚫고 되살아난 입시 PDF방, ‘불법과 현실의 줄타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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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유빈아카이브'를 아시나요?...단속 뚫고 되살아난 입시 PDF방, ‘불법과 현실의 줄타기’
  • 대구교육신문 이본원 기자
  • 승인 2026.10.07 12:13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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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2025년 운영진 송치 후에도 백업 채널에 20만여 명 집결…사설 모의고사 무단 유포 지속
- 월 100만 원 웃도는 사교육비와 지방 정보 격차 속 “입시 구조 안 바뀌면 근절 난망”
유빈아카이브 텔레그램 PDF방(사진=대구교육신문)
유빈아카이브 텔레그램 PDF방(사진=대구교육신문)

(대구=대구교육신문) 이본원 기자 - 

대구 수성구 범어동 학원가 인근의 한 버스정류장에서는 늦은 밤 귀가하는 N수생들 사이에서 "이번 주 나온 대치동 실모(실전 모의고사) 파일 떴느냐"는 대화가 오가는 장면을 어렵지 않게 접할 수 있다. 서울 강남 대치동 일타 강사진의 현장 강의용 교재와 최신 사설 모의고사를 무단으로 복제해 공유하는 텔레그램 채널 ‘유빈아카이브’는 2025년 8월 문화체육관광부 저작권범죄수사대에 의해 핵심 운영진 4명이 적발돼 검찰로 넘겨졌음에도 여전히 건재를 과시하고 있다. 수사 당국의 폐쇄 조치 이후 개설된 백업 채널에는 현재 23만 명을 웃도는 인원이 재결집해 활동을 이어가고 있다. 한국교육과정평가원이 집계한 2025학년도 대학수학능력시험 총 응시 인원이 52만 2,670명이었던 점을 감안하면, 전국 수험생 규모의 40% 이상에 맞먹는 수치가 단일 불법 유포망의 영향권 아래 놓여 있는 셈이다.

유빈아카이브 텔레그램 PDF방(사진=대구교육신문)
유빈아카이브 텔레그램 PDF방(사진=대구교육신문)

실제 수도권이든 지역이든 우리 나라 실제 입시 현장에서는 이 같은 공유방이 사실상 보편화된 양상이다. A고등학교에 재학 중인 B(18) 군은 “인터넷 강의 연간 무제한 패스를 40만50만 원에 끊더라도 과목별 전용 교재는 별도로 사야 해 34권만 결제해도 15만 원을 훌쩍 넘긴다”며 “파이널 기간에는 한 회차당 2만~3만 원에 달하는 유명 사설 모의고사를 매주 과목별로 풀어야 하는데 이를 전부 정가로 감당하기는 불가능해 상당수 많은 학생들이 태블릿 PC에 공유 파일을 내려받아 학습하고 있다”고 털어놓았다. 실제로 통계청과 교육부가 발표한 2024년 초중고 사교육비 조사 결과에 따르면 고등학생 1인당 월평균 사교육비는 49만 6,000원에 달했으며, 사교육에 참여하는 고등학생만 한정할 경우 월평균 지출액은 74만 원을 기록했다. 특히 입시 경쟁이 치열한 대구 수성구의 경우 학원 수강료와 실전 모의고사 및 인쇄 비용 등을 합치면 수험생 1인당 월 200만 원을 초과하는 사례가 빈번하다. C고등학교 자녀를 둔 학부모 D(48) 씨는 “서울 대치동 학생들은 현장에서 곧바로 접하는 특수 자료를 지방에서는 웃돈을 주고도 제때 구하기 힘든 것이 현실”이라며 “수도권과의 정보 격차나 천정부지로 치솟는 교재비 부담을 생각하면 답답하다”고 토로했다.

유빈아카이브 대화방(사진=대구교육신문)
유빈아카이브 대화방(사진=대구교육신문)

반면 입시 콘텐츠 제작 업체와 강사진은 저작권 침해로 인한 극심한 피해를 호소하고 있다. 문항 개발과 연구진 검토, 교정 및 그래픽 편집 등 모의고사 1세트를 완성하는 데 수천만 원대의 고정 비용과 인건비가 투입되는 지식재산권이라는 점 때문이다. 저작권법상 저작권자의 허락 없이 공공연하게 배포하는 행위는 5년 이하의 징역 또는 5,000만 원 이하의 벌금에 처해질 수 있으며, 영리적 판매 목적이 아닌 단순 무료 배포나 방조 행위 역시 민형사상 책임에서 자유로울 수 없다. 그러나 텔레그램의 해외 서버 특성과 익명성, 여기에 수십만 명에 달하는 방대한 이용자 규모 탓에 실질적인 전수 조사나 단속에는 한계가 따를 수밖에 없다. 일부 중소형 교습소나 스터디카페에서조차 원생 이탈을 막기 위해 불법 PDF 출력이나 자료 교환을 암묵적으로 용인하는 분위기마저 감지된다.

지난해 저작권 관련 단속 장면(사진=정부정책브리핑)
지난해 저작권 관련 단속 장면(사진=정부정책브리핑)

결국 단속의 칼날을 피해 유사 채널이 끊임없이 복제되는 현상은 단순한 저작권 인식 부족을 넘어선 구조적 문제라는 분석이 나온다. 초고난도 문항과 실전 모의고사 양치기에 의존하도록 유도하는 현행 입시 체제와 수도권 집중화된 학원 콘텐츠 유통망이 유지되는 한, 공급자를 구속하더라도 수요자가 존재하는 암시장은 영원히 사라지기 어렵다. 교육 당국의 저작권 계도나 사법 기관의 운영진 처벌과 같은 사후 대증요법을 넘어, 공교육 차원의 고품질 수능 실전 콘텐츠 공급망 구축과 비정상적으로 비대해진 사교육 교재 시장의 구조적 개편이 수반되지 않는다면 제2, 제3의 불법 입시자료실은 플랫폼을 바꿔가며 계속해서 부활할 것이라는 지적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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