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막차 노린 N수생 19만6천여 명 역대급 결집… 수성구·달서구 일반고 "재수 불가 배수진"
(대구=대구교육신문) 이본원 기자 -
수도권 상위권 대학들이 2028학년도 대입부터 졸업생 지원 자격을 대폭 제한하기로 결정하면서 입시 현장이 거센 소용돌이에 휘말렸다. 고교 내신 체제가 현행 9등급제(상위 4% 1등급)에서 5등급제(상위 10% 1등급)로 전면 개편됨에 따라, 서로 다른 등급 지표 간 산출 공정성을 담보하기 어렵다고 판단한 대학들이 N수생 차단에 나선 탓이다. 종로학원 분석에 따르면 서울대, 연세대, 고려대 등 서울 주요 10개 대학에서 졸업생 지원을 원천 봉쇄하는 2028학년도 수시 모집인원은 전년도 대비 2.5배 폭증한 총 4,894명으로 집계됐다. 이는 해당 대학 전체 수시 선발 규모의 24.2%에 달하는 수치다. 전형 유형별로는 학생부교과전형이 4,079명(83.3%)으로 절대다수를 차지했고, 종합전형 728명(14.9%), 논술전형 87명(1.8%) 순이었다. 중앙대는 지원 제한 규모를 종전 86명에서 497명으로 477.9% 늘렸으며, 서울대 역시 514명에서 728명으로 41.6% 확대했다. 정시 수능 위주 전형에서도 고려대가 전체 정시 선발 정원의 30.2%, 서강대가 14.4%에 졸업생 지원 제한 요건을 설정하면서 재수 기피 심리를 자극하고 있다.
이러한 제도 격변은 당장 올해 치러지는 입시 판도에 '막차 합류'라는 초유의 병목 현상을 유발했다. 이번 수능 응시원서 접수 결과 N수생 규모는 19만6,473명으로 전년(18만2,277명) 대비 1만4,196명(7.8%) 급증하며 23년 만에 최고치를 경신했다. 국어·수학의 선택과목이 사라지고 문·이과 구분 없이 통합사회·통합과학을 치르는 2028학년도 새 수능 체제에 대한 학업 부담까지 중첩되면서, 현행 체제의 마지막 기회를 잡으려는 장수생 및 반수생이 총집결한 결과다. 특히 등급 산출 공식이 완전히 상이한 9등급제 세대와 5등급제 세대 간 유불리 환산 기준을 교육당국과 한국대학교육협의회가 각 대학 자율로 넘기면서, 수험생들의 불안감은 극에 달했다. 9등급제에서 누적 11%인 2등급 학생이 5등급제 기준 1등급(상위 10%) 범위에 온전히 진입하지 못하는 등 정밀한 성적 보정이 불가능해지자 대학들이 차라리 선발 배제라는 극단적 카드를 꺼내 든 셈이다.
대입 열기가 뜨겁고 정시 비중과 재수 비율이 높은 대구 교육계는 직격탄을 맞았다. 수성구와 달서구 등 주요 교육 특구를 중심으로 "올해 반드시 진학해야 한다"는 위기감이 팽배하다. 대구 수성구 소재 A고등학교 3학년 B군은 "평소 의·약학계열 진학을 목표로 정시와 교과 수능 최저를 동시에 준비해왔는데, 20만 명에 육박하는 역대급 N수생이 유입되면서 당장 1~2등급 컷을 맞추기가 매우 위태로워졌다"며 "재수를 택하면 5등급제 환산 불이익에 서울권 대학 교과전형 원서조차 쓰지 못하고 문과 사탐까지 새로 공부해야 해 올해 하향 안정을 택할 수밖에 없다"고 말했다. 자녀를 둔 학부모들의 불안감도 극에 달한 상태다. 대구 달서구 C고등학교에 재학 중인 수험생을 둔 학부모 D씨는 "올해 고3은 23년 만에 최대로 쏟아져 나온 N수생들과 경쟁하느라 내신과 수능 양쪽에서 밀려나고, 내년에 재수를 하면 바뀐 교육과정과 졸업생 차단 규정에 가로막히는 사면초가 신세"라며 "전환기에 놓인 현역 고3들만 제도 변화의 희생양이 되고 있는데 교육당국이 등급 환산의 공정성 기준조차 각 대학에 떠넘긴 채 방관하고 있다"고 성토했다.
대구 지역 입시 지도 교사들도 수시 원서 전략을 전면 수정하는 분위기다. 통상 대구 주요 일반고 상위권의 경우 재수를 염두에 두고 수도권 상위권 대학 학종이나 논술, 지방권 의약학 계열에 소신·상향 지원하는 경향이 강했으나, 올해는 합격권 대학에 등록을 마치는 기조가 뚜렷해지고 있다. 지역 일선 고교 진학 담당자들은 2028학년도에 서울 주요 15개 대학 중 건국대와 동국대를 제외한 사실상 전 대학이 교과전형에서 재수생 지원을 원천 배제한다는 점을 경고한다. 2028학년도부터는 수시에서 5등급제 적용 신입생 위주로 선발이 고착화되는 만큼, 재수를 선택하는 순간 상위권 대학 교과전형 진입로가 완전히 사라진다는 설명이다. 지역 입시 전문가들은 올해 고3 수험생들에게 수능 최저학력기준 충족 여부를 가장 보수적으로 추정하고, 정시 이월 인원 변수까지 고려해 정시 지원 가능권보다 다소 안정적인 수시 지원선을 구축해야 한다고 조언한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