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구=대구교육신문) 이본원 기자 = 다시 과학고가 뜬다. 뉴스1에 따르면 2028학년도 대학수학능력시험(수능) 개편 시안과 2025학년도 내신 5등급제 상대·절대평가 개편에 따라 과학고 등 특수목적고의 선호도는 더 높아질 것으로 예상된다. 내신 평가 개편안이 적용되기 직전 해인 올해 과학고 입시에도 관심이 모이고 있다.
이달부터는 2024학년도 과학고 2단계 면접이 본격화한다.
10일 강원과학고, 충북과학고, 충남과학고, 대전동신과학고를 시작으로 17일 경기북과학고, 인천과학고·인천진산과학고, 전북과학고, 전남과학고, 대구일과학고, 경북과학고·경산과학고, 20일 제주과학고, 25일 한성과학고·세종과학고, 27일 부산일과학고·부산과학고, 경남과학고·창원과학고, 울산과학고 면접이 실시된다.
과학고 입학 홈페이지에 공개된 최근 2~3년간 면접 기출 문항을 보면 대체로 수학·과학과 관련한 '열린 형' 문제로 출제되는 경향이 나타난다.
열린형(개방형) 문제는 하나의 정해진 답이 아니라 여러 가지 답이 가능한 질문에 대해 지원자의 의견·생각과 그 이유를 묻는 방식이다. 2022학년도 과학고 입학전형 개선 방안의 일환이다.
2023학년도 한성과학고·세종과학고 소집면접 공통문항으로는 창의사고 4문항이 출제됐다. 답변 준비시간은 30분, 면접 시간은 7분 이내였다.
1번 문항은 가정집 실내의 다양한 가전제품[그림1] 크리스마스트리 전구[그림2] 가전제품 목록과 에너지 전환[그림3]을 제시하고 '사람의 혈액순환'을 전기회로에 비유할 때 어느 유형에 해당하는지 선택한 후 그 이유를 설명하는 문제였다. 또 사람의 몸에서 전원, 전류, 저항에 해당하는 것을 각각 말하라고 했다.
2번 문항은 촬영 기사가 카메라로 무대를 촬영할 때 직각삼각형 구도 지점과 방향 표시에서 무대를 화면에 꽉 채워 담기 위해 앞, 뒤, 좌, 우 중에서 하나의 방향만 선택해 카메라를 이동시킬 수 있는 방법 중 2가지를 찾아 이동 방향과 거리를 구하는 것이었다.
같은 해 경기북과학고 소집면접에는 수학·과학분야 자기주도학습능력에서 3문항이 출제됐다. 좌표평면에서 정사각형 ABCD가 세 직선에 의해 몇 개의 조각으로 나눠지는지 설명하는 문제, 과학수행평가에서 속력-시간 그래프를 그리고 속력을 구하는 문제, 과학 체험 부스에서 손난로가 철이 공기 중의 산소와 반응해 산화철이 되는 반응을 화학 반응식으로 나타내는 문제였다.
인천과학고·인천진산과학고 창의인성면접 공통문항(총 3문항) 가운데는 "8월8일, 서울 등 수도권과 강원도 지방에서는 집중호우가 내렸고 남부 지방에선 폭염이 발생했다"와 같은 기상 현상이 오랫동안 지속되는 이유를 전선의 형성과정과 관련지어 설명하라는 문항이 출제됐다.
부산과학고·부산일과학고 과학 중심 창의융합 면접 문항으로는 수중 체중 측정법(신체를 물에 완전히 잠근 후 수중 체중을 측정하고 물 밖 체중과 비교해 체지방량을 알아보는 방법)을 변화시킬 수 있는 방법을 과학적 근거를 들어 설명하는 문제가 출제됐다.
생체 전기 저항 분석법(체내에 일정한 전류를 흘려보내 전압을 측정해 체지방량과 제지방량을 알아보는 방법)으로 측정된 두 학생의 전압의 크기를 비교하고 그 이유를 설명하는 문제도 나왔다.
면접 기출문항은 학교 입시자료실에 공지돼 있다. 최근 2~3년 수학·과학 면접 문항을 참고하고 자신이 지원하는 학교 외에 다른 학교 기출 문항까지 참고해 대비하는 것도 좋은 방법이다.
◇ 과학고 평균 경쟁률 3.49대 1…학생 수 줄었는데도 전년과 비슷
2024학년도 20개 과학고 평균 경쟁률은 3.49대 1로 전년도 3.50대 1과 비슷한 수준이다. 다만 올해 중학교 3학년 학생 수가 44만5558명으로 전년도(47만771명)보다 5.4% 감소한 점을 고려하면 경쟁률이 높은 편이다.
학교별로는 경기북과학고가 8.90대 1로 가장 높았고(전년도 8.00대 1), 전북과학고가 2.05대 1(전년도 2.33대 1)로 가장 낮았다. 전형별로는 일반전형이 1309명 모집에 5008명이 지원해 3.83대 1, 사회통합전형은 329명 모집에 705명이 지원해 2.14대 1로 집계됐다. 정원 외 지원자는 전체 42명이었다.
경기북과학고의 경쟁률은 다른 과학고에 비해 월등히 높았다. 경기도 소재 중학교 3학년 학생 수(12만6111명, 전체의 28.3%)에 비해 과학고 모집정원(100명)이 다른 시·도와 비교해 크게 적기 때문인 것으로 분석된다.
이 때문에 경기 고양시에서는 지난 19일 과학고 설립을 위한 특수목적고 설립 추진단을 발족하고 공론 조성과 요구사항 분석 등 본격적인 활동에 나섰다.
◇ 서울대 입학생 3345명 중 과학고 113명·영재학교 335명
전국 20개 과학고는 8개 과학영재학교와 함께 이공계열 지망 중학생들에게 인기가 높은 편이다. 2023학년도 서울대 전체 입학자(등록자) 3345명 가운데 과학고 출신은 113명(3.3%) 영재학교 출신은 335명(9.8%)이었다.
학교별로는 한성과학고가 17명(수시 13명·정시 4명)으로 가장 많았다. 이어 세종과학고 13명, 경기북과학고 10명, 경남과학고 9명, 부산과학고·부산일과학고 각 8명, 창원과학고 7명, 충남과학고·대구일과학고 각 6명, 인천과학고·충북과학고 각 5명, 대전동신과학고·인천진산과학고 각 4명, 경북과학고, 울산과학고, 강원과학고 각 3명 등 순이었다.
과학영재학교 중에서는 서울과학고가 77명(수시 55명·정시 22명)으로 가장 많았다. 그 뒤로는 경기과학고 57명, 대구과학고 43명, 광주과학고 38명, 인천과학예술영재학교 33명, 세종과학예술영재학교 32명, 한국과학영재학교 28명, 대전과학고 27명 순으로 많았다.
과학고·과학영재학교 출신 학생이 선호하는 카이스트의 경우 지난해 입학생 840명 중 과학고 출신이 406명(48.3%) 영재학교 출신이 177명(21.1%)이었다.
학교별로는 경기북과학고가 45명으로 가장 많고 한성과학고 38명, 세종과학고 34명, 부산과학고 28명, 대전동신과학고 25명, 충북과학고 24명, 전남과학고 22명, 인천과학고 18명, 경남과학고·대구일과학고·전북과학고 각 17명, 강원과학고·인천진산과학고 각 16명, 경산과학고·제주과학고 각 15명 등 순으로 뒤를 이었다.
과학영재학교는 한국과학영재학교가 59명으로 가장 많았다. 이어 경기과학고 27명, 세종과학예술영재학교 24명, 인천과학예술영재학교 18명, 대전과학고 16명, 광주과학고 14명, 대구과학고 10명, 서울과학고 9명 순이었다.
한편 한국과학영재학교는 2025학년도부터 장영실전형 선발 방식을 변경하기로 했다. 전년도(전체 정원의 20% 내외)에 비해 5%p 늘어난 25%를 장영실전형으로 선발한다. 모집분야는 수학, 물리, 화학, 생물, 기타 5개 분야로 별도 분야로 모집했던 정보가 빠진다. 또 장영실전형과 일반전형이 분리 운영돼 장영실전형으로 추천된 자에게는 일반전형 응시 기회를 주지 않는다.
2025학년도 과학영재학교 입학전형 요강은 2024년 4월까지, 과학고 입학전형 요강은 5월 중 발표할 것으로 예상된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