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BS 연계 문형 다루는 '인강' 단속...'현강' 들어야 하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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EBS 연계 문형 다루는 '인강' 단속...'현강' 들어야 하나?
  • 대구교육신문 김하윤 기자
  • 승인 2023.07.06 16:2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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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울 종로구 교보문고 광화문점에 EBS 수능특강 교재가 진열되어 있다. /뉴스1 ⓒ News1 박정호 기자
서울 종로구 교보문고 광화문점에 EBS 수능특강 교재가 진열되어 있다. /뉴스1 ⓒ News1 박정호 기자

(대구=대구교육신문) 김하윤기자 = EBS가 정부의 사교육 대책에 발맞춰 수능 연계교재 변형문제 강의를 제공하는 입시 업체를 단속하겠다고 나섰다. 비교적 저렴한 인터넷 강의만으로 수능 대비를 해오던 지역 학생들과 학원 '현강'(현장 강의)을 수강하는 서울 수도권 학생들 간 학습 격차가 발생할 수 있다는 목소리가 나온다.

뉴스1에 따르면 6일 메가스터디, 대성마이맥 등 대형 인터넷 강의(인강) 업체의 일부 강사들은 EBS가 저작권을 문제 삼자 EBS 수능특강·수능완성 변형 문제를 다룬 강의를 폐강하거나 추후 수능완성 강의를 제공하지 않겠다고 밝혔다.

EBS가 지난달 26일 "EBS 수능 연계 교재(수능특강·수능완성)를 변형해 불법으로 유통하는 불법 사교육업체 사례를 제보받아 교육당국과 연계해 대응할 방침"이라고 밝힌 것이 영향을 미쳤다.

정부 방침에 따라 EBS 교재 변형에 대한 단속이 엄격하게 이뤄질 경우 수험생들은 더 이상 온라인 강의나 사설 문제집을 통해 EBS 교재 변형문제를 접할 수 없을 것으로 보인다. 강의를 내린 강사들은 "정부 정책에 따라 조치했다", "추후에도 (수능완성 강의를) 출시하기 어렵다"고 안내했다.

사설 온라인 강의들이 사라지자 강사들이 운영하는 질문 게시판엔 당황한 수험생의 항의글이 잇따라 올라왔다. 수험생들이 EBS 교재 관련 강의에 촉각을 곤두세우는 이유는, EBS 교재 변형 문제와 분석 자료 유무에 따라 학습 격차가 생길 수 있기 때문이다.

연계 체감도가 높은 국어 과목의 경우 입시 업체들은 EBS 교재에 수록된 문학 작품에 관한 분석 자료를 제작하고 작품 속 다른 부분이나 해당 작품을 쓴 작가의 다른 작품으로 변형 문제를 출제해 이를 수록한 문제집과 강의를 수험생에게 판매해왔다.

한국교육과정평가원이 올해 수능에서 EBS 교재 '연계 체감도'를 높이겠다고 한 이후 EBS 변형 문제를 다룬 강의가 폐강되면서 수험생들의 우려가 더 커지고 있다. 이제는 학원 자료를 받기 위해 '현강'(현장강의) 수강을 고민하거나, 학원을 다니기 어려운 수험생의 경우 수능을 130여일 앞두고 갑자기 학습 계획을 바꿔야 하는 상황이 됐다.

수험생 온라인 커뮤니티 갈무리.
수험생 온라인 커뮤니티 갈무리.

학원을 다니지 않고 혼자 재수를 하는 '독학재수생'인 이모씨(20)는 "온라인 강의만으로도 자료가 충분해서 학원을 다니지 않았는데 갑자기 혼자 EBS를 공부해야 한다고 생각하니 불안하다"고 말했다. 그러면서 "학원들은 몰래 강의를 진행할 수 있으니 학원에 다니는 친구들이 유리할 것 같다"고 말했다.

대형 수험생 온라인 커뮤니티에서도 "학원 '현강'(현장강의)를 듣는 대치동 사람과 못 듣는 '지방러'(수도권 외 지역에 거주하는 사람)로 나뉠 것", "온라인 강의가 학원보다 저렴한데 이제는 자료를 얻으려고 학원으로 가야하나"등 반응이 나온다.

A 입시 업체 관계자는 "이전에도 교재에 'EBS' 관련 단어를 못쓰게 하는 등 제재는 있어왔지만 이번에는 좀 더 세게 와닿는다"며 "EBS 교재 관련 온라인 강의는 앞으로 제공할 수 없을 걸로 본다"고 말했다.

B 입시 업체 관계자는 "EBS 교재는 기출문제와 같은 '공공재'로 인식돼왔는데 더 이상 변형 문제 강의는 제작할 수 없을 것 같다"고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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