동현씨의 서울 유학기 (1) - 서울 하숙에 대한 진짜, 현실적인 단상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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동현씨의 서울 유학기 (1) - 서울 하숙에 대한 진짜, 현실적인 단상
  • 대구교육신문 강동현 서울 취재 editor
  • 승인 2024.03.15 18:0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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필자의 방, 상당히 오래된 낡은 방이다.(사진=대구교육신문)
필자의 방, 상당히 오래된 낡은 방이다.(사진=대구교육신문)

(대구=대구교육신문) 대구교육신문 강동현 서울 취재 editor -

처음 대학에 입학했던 2022년 3월, 필자는 서울에 올라와 지낼 곳을 구해야 했다. 원래 계획은 학교 기숙사에 들어갈 예정이었으나, 아슬아슬하게 떨어지는 바람에 급하게 방을 찾았다. 인터넷으로 열심히 둘러보던 중 어느 하숙집을 발견했고 급하게 계약을 맺었다. 그곳에서 2년동안 살다 더 이상 버티기 힘들어 나오게 되었는데, 만약 하숙집을 구할 학생들은 필자의 경험을 참고하여 좋은 방을 구하길 바란다.

만약 마음에 드는 하숙집을 찾는다면 집주인께 연락해 방을 보러 갈 텐데, 그 전에 각종 어플과 웹사이트를 통해 방 상태와 시세 등의 정보를 미리 알아보고 간다면 도움이 된다. 만약 방을 꼼꼼히 보지 않아 나중에 문제가 생기게 되면 하숙집을 나가는 것이 쉽지 않으니, 조급하게 서두르지 말고 가능하면 부모님과 함께 최대한 신중하게 살펴봐야 한다. 우선 가장 먼저 볼 것은 학교에서 방까지의 거리, 건물 외관, 편의점을 비롯한 주변시설이다. 앞으로 매일 다닐 길이므로 학교에서부터 방까지 왕복해 보면 좋다. 또 대부분의 하숙집은 야외에 공동 쓰레기장이 있는데, 쓰레기는 어떻게 버려야 하는지 미리 여쭤보는 것도 좋다.

다음으로 방에 들어가면 벽지 상태와 채광, 냄새, 습도, 기본 가구들을 바로 확인할 수 있을 것이다. 그 중 가장 유의해야 할 점 중 하나는 바로 화장실이다. 아무리 짧아도 기본 1년은 살아야 할 집에서 화장실은 매우 큰 요소이다. 필자의 경우 화장실이 한 층에 하나만 있었고 6명이 함께 쓰는 구조여서 상당히 힘들었다. 공용 화장실의 경우 매번 들락날락거리기 불편하기도 하고, 무엇보다 샤워가 힘들다. 남의 눈치도 봐야 하며 아침과 저녁에는 특히 붐비기 때문이다. 따라서 본인이 그런 부분에 상당히 예민하다면 돈이 좀 더 들더라도 화장실이 딸린 원룸을 구하는 게 좋다. 또 변기 물은 잘 내려가는지, 온수는 잘 나오는지 확인해봐야 한다.

필자의 방2, 가벽이라 주먹으로 치면 퉁퉁 울리는 소리가 난다(사진=대구교육신문)
필자의 방2, 가벽이라 주먹으로 치면 퉁퉁 울리는 소리가 난다(사진=대구교육신문)

화장실을 살펴봤으면 식사에 대해서도 살펴야 한다. 대부분의 하숙집은 방 내에 조리시설이 없어 요리가 힘들다. 인원이 많은 하숙집들은 공동 식당에서 매일 식사를 제공해주는 경우가 많다. 그러나 집밥이나 식당과 같은 퀄리티를 기대하지는 않는 편이 좋다. 필자의 경우 반찬이 3일 연속 똑같거나 고기가 아예 없는 경우도 많았고, 날이 갈수록 음식 질이 떨어진다는 것을 확연히 느꼈다. 이 부분은 방문 당일에 확인하기는 곤란하므로 인터넷을 통해 알아보아야 한다. 개인적으로는 학식을 이용하거나 간편 식품을 방에 쌓아두는 방법도 추천한다.

또 유의할 점은 벌레다. 대부분의 하숙집들은 산과 인접해 있고, 인구 밀도가 높아 벌레가 많을 수밖에 없다. 특히 반지하나 저층건물의 경우 바퀴벌레가 흔히 출몰하기도 한다. 그러나 고층이라고 해서 안전한 것도 아니다. 필자의 경우 5층이었는데 방에 중지손가락만한 돈벌레가 두 번 출몰해 기겁했다. 따라서 벌레가 들어올 수 있는 틈이 있나 꼼꼼히 살피고, 만일을 대비해 벌레 퇴치용 도구를 사두는 게 좋다. 특히 여름에는 모기를 주의해야 한다. 밤마다 나타나 수면을 방해하는 모기는 삶의 질에 지대한 영향을 끼친다. 필자는 방 창문에 방충망이 없어 많은 고난을 겪었으며, 온갖 방법을 동원했으나 효과를 보지 못해 결국 텐트형 모기장을 구매했다.

또 당부하고 싶은 것은 방음에 대해서다. 신축 건물이 아닌 하숙집들은 가벽을 설치해 방을 나눈 탓에 방음이 거의 되지 않는다. 아마 이 부분은 어딜 가나 똑같을 거라 생각한다. 결국기숙사에서 룸메이트를 만나듯이 이웃을 잘 만나길 기도할 수밖에 없다. 또 방이 주점이나 대학로와 가까울수록 시끄럽다는 점도 명심해야 한다

낡은 하숙방의 전경(사진=대구교육신문)
낡은 하숙방의 전경(사진=대구교육신문)

마지막으로 몇 가지 덧붙이자면 전자제품이 고장날 경우 바로바로 집주인께 말씀드리고, 환기와 청소는 잊지 말고 주기적으로 해야 한다. 집주인께는 친절하되 늘 한편으로는 경계하는 태도를 가져야 한다. 하숙생들에게 무리한 요구를 하거나, 방에 허락 없이 들어오는 사례가 심심치 않게 있기 때문이다. 하숙의 경우 주로 월세이기에 전세와는 달리 사기당할 가능성은 거의 없지만, 그래도 부모님을 비롯한 어른께 한번 조언을 구할 필요는 있다. 방을 최종적으로 고를 때는 개인적으로 돈이 들더라도 중개업자를 통해 여러 방들을 보고 선택하는 것이 좋다고 생각한다.

창 밖 풍경(사진=대구교육신문)
창 밖 풍경(사진=대구교육신문)

처음 독립하는 학생들에게 하숙은 새로운 출발이다. 누군가에겐 설렐 수도, 누군가에겐 불안할 수도 있겠으나, 훗날 있을 독립을 위해서는 좋은 경험일 것이다. 비록 많은 어려움이 있더라도, 한 번뿐인 학창시절이므로 훗날 좋은 기억으로 간직될 청춘을 즐기길 희망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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