경북 북부 공공의료 45년 공백 해소… 2030년 '국립경국대 의대' 40명 개교 확정
― 안동·예천 도청신도시에 6,300억 원 투입, 500병상 이상 부속 교육병원 동시 조성 ― 대구·경북 입시 지형 직격탄… '지역인재 전형 80%' 의무화 속 상위권 각축전 본격화
(대구=대구교육신문) 이본원 기자 -
1981년 행정 분리 이후 반세기 가까이 상급종합병원과 국립의과대학 부재에 시달려온 경상북도에 마침내 공공 의료 거점이 들어선다. 경북도는 4일 정례 브리핑을 통해 국립경국대학교 의과대학 신설 계획이 교육부의 3개월간 심사를 거쳐 최종 확정됐다고 공식 발표했다. 안동과 예천에 걸친 경북도청신도시 내 13만 362㎡(약 3만 9,500평) 부지에 총 6,300억 원 규모의 막대한 재원이 투입되며, 2030학년도 정원 40명 규모로 첫 신입생을 받는다. 이와 함께 중증·응급 질환 치료 역량을 흡수할 500병상 이상의 공공 거점 교육병원을 설립하고, 2032년까지 전임교원 112명을 순차적으로 임용해 임상 및 기초의학 교육 인프라를 완비한다는 청사진이다.
이번 인가 조치는 인구 1,000명당 활동 의사 수가 1.42명에 불과해 전국 평균(2.2명대)을 밑도는 경북권의 만성적 필수의료 공백을 타개할 핵심 대안으로 평가받는다. 2013년 타당성 조사 착수 이후 13년간 이어진 서명운동과 정책 건의가 맺은 결실로, 경북 북부권의 환자 역외 유출을 차단하는 방파제 역할을 맡게 된다. 이미 수도권 및 주요 대학 출신 기초의학 교수진 10여 명을 선제 확보한 국립경국대는 칠곡경북대병원 및 안동병원과 진료·수련 협력망을 가동 중이다. 장기적으로는 안동의 SK바이오사이언스 백신 클러스터와 포항의 가속기 기반 바이오 신약 연구망을 연계해 산·학·연·병 첨단 의료 융합 벨트를 구축한다는 복안이다. 다만 개교 시점까지 수천억 원에 달하는 국비 예산 확보와 한국의학교육평가원(의평원)의 예비인증 평가 통과는 향후 도가 넘어야 할 선결 과제로 꼽힌다.
한편 교육부 인가 소식이 전해지자마자 대구·경북 입시 시장은 술렁이고 있다. '지방대학 및 지역균형인재 육성에 관한 법률' 개정으로 대구·경북권 의대의 지역인재전형 법정 권고 비율이 80%선까지 확대 적용되는 추세 속에서, 40명의 순증 정원은 대구 최상위권 자연계열 수험생들에게 직접적인 입학 통로로 작용할 전망이다. 대구 수성구 소재 자사고 A고 1학년 B군은 "의대 정원 추이를 지켜보며 내신 관리에 집중하고 있었는데, 경북권 국립의대 신설 소식에 수시 지역인재 및 수능 최저학력기준 대비 계획을 전면 재조정하고 있다"며 "특히 도청신도시 부속병원 연계 수련 여건이 갖춰진다면 서울권 사립대 못지않은 선호도를 보일 것"이라고 전했다.
정시 수능 위주 전형과 수시 학생부교과 전형 전반에서도 합격선 변동이 불가피할 것이라는 분석이 나온다. 과거 2024~2025학년도 대구 수성구 일반고 C고와 달서구 D고 등에서 국·수·탐 백분위 상위 1%대 안팎을 유지하며 의·약학계열로 진학했던 최상위권 수험생 표본이 이번 신설 의대로 분산 흡수될 가능성이 높기 때문이다. 대구 북구 E고 2학년 자녀를 둔 학부모 F씨는 "대구 시내 주요 고교 자연계 상위 3~5% 이내 학생들은 여전히 의대 집중 현상이 뚜렷하다"며 "새로 생기는 국립의대가 지역인재 몫을 대폭 배정하면, 굳이 수도권 험지로 눈을 돌리지 않고도 지역 내 거점 국립대 브랜드와 병원 인프라를 누릴 수 있어 학부모들 사이에서도 최고의 선택지로 거론되고 있다"고 분위기를 전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