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심층진단] '반수 정거장' 오명 벗는다… 경북대, '진로적합성'으로 학사 이탈 방어선 구축

- 거점국립대 중도탈락률 증가고착화… 저렴한 등록금·휴학제도 악용한 '무늬만 신입생' 차단 - 정량평가 한계 넘은 정성평가 강화: 교과전형 진로과목 이수·학종 전공연계성 미충족 시 '탈락'

2026-08-30     대구교육신문 이본원 기자
경북대학교(사진=대구교육신문)

(대구=대구교육신문) 이본원 기자 - 

지역 거점 국립대학교의 자존심인 경북대학교가 매년 심화하는 '학습 결손 및 중도탈락(Drop-out)' 현상을 막기 위해 대입 전형 설계 전반을 대수술하고 있다. 대학정보공시(대학알리미) 통계에 따르면 경북대의 연간 중도탈락 학생 수는 800~900명 선으로, 재적 학생 대비 중도탈락률은 3~4%대 안팎을 유지하며 지방 거점국립대 중 최상위권을 형성하고 있다. 사립대 대비 상대적으로 저렴한 등록금 구조와 입학 후 1개 학기 이후 자유롭게 활용할 수 있는 일반휴학 제도가 맞물리면서, 수도권 주요 대학이나 의약학계열 진학을 노리는 수험생들의 이른바 '반수 안전판(Safety Net)'으로 악용되고 있다는 지적이 끊이지 않았다. 이에 따라 대학 측은 단순 교과 성적 위주의 선발에서 탈피해, 학과 안착 의지와 전공 수학 능력을 철저히 검증하는 정성적 진로연계 평가 체제를 전면 배치했다.

입학처가 주목하는 핵심 기제는 입학 후 학업 중단 위험을 선제적으로 통제하는 '전공적합성 및 교과이수 충실도'다. 실제로 학생부교과전형에 서류 정성평가 요소를 결합해 고교 교육과정 내 진로선택과목 이수 여부를 면밀히 들여다보고 있다. 문·이과 통합형 교육과정의 허점을 이용해 내신 등급 따기 쉬운 과목만 골라 듣거나, 인문·사회계열 기초 소양이 전무한 자연계열 수험생이 합격선에 맞춰 교차지원한 뒤 이탈하는 구조를 차단하겠다는 의도다. 대구 수성구 소재 A고등학교 3학년 부장교사는 "단순히 환산점수 1~2점으로 합불이 갈리던 과거와 달리, 경북대는 지원 학과가 요구하는 핵심권장과목 이수 이력을 정밀하게 대조한다"며 "정량 점수가 최상위권이라도 학과의 학문적 위계에 부합하는 과목을 기피한 학생은 서류 단계에서 상당한 감점을 받게 된다"고 분석했다.

경북대학교 상징조형물(사진=대구교육신문)

학생부종합전형 역시 단순 학업역량을 넘어 진로역량과 '전공 이해도(Major Understanding)'가 당락의 절대적 기준으로 자리 잡았다. 일례로 의약학계열 지망으로 생명과학·화학 중심의 교과 이수 체계만 갖춘 학생이 점수에 맞춰 전자공학부나 기계공학부 등 이공계열 간판 학과로 하향 지원할 경우, 물리학Ⅰ·Ⅱ 및 미적분·기하 미이수 이력으로 인해 1차 서류평가에서 고배를 마시는 사례가 속출하고 있다. 수성구 소재 B고를 졸업하고 재수를 선택한 C군은 "내신 1등급대 후반 성적만 믿고 수시 원서 6장 중 일부를 비선호 공과대학으로 지원했으나, 물리 세특이나 전공 탐구 활동이 전무해 종합전형에서 1단계 탈락했다"고 토로했다. 달서구에 거주하는 수험생 학부모 D씨 역시 "기초 학업역량만 높으면 입학 후 전과나 복수전공을 노릴 수 있을 거라 기대했는데, 대학이 입학 단계부터 학과 적응력과 잔류 가능성을 이토록 촘촘하게 따질 줄은 미처 몰랐다"고 전했다.

결국 대구·경북 수험생들이 경북대 수시를 공략하기 위해서는 '대학 네임밸류'가 아닌 '고교-대학 교육과정 연계성'에 초점을 맞춘 맞춤형 로드맵이 필수적이다. 대학 측이 요구하는 2015 및 2022 개정 교육과정 기반 권장과목을 충실히 이수함은 물론, 세부능력 및 특기사항(세특)을 통해 해당 전공에 대한 학술적 탐구 깊이를 증명해야 한다. 경북대의 전형 다변화는 단순히 우수 인재를 선점하는 차원을 넘어, 입학 후 전공 부적응으로 인한 중도 이탈을 구조적으로 봉쇄하고 대학 본연의 학술 공동체를 정상화하려는 강력한 의지의 표명으로 풀이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