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보람의 문학 정원 15] 목련...이도훈 시인
2026-07-16 대구교육신문 한보람 문학 Editor
목련
이도훈
환하게 핀 목련은 몸살이다.
환절기 고열 같은 것,
아랫목을 뒤집어쓴 불타는 체온이다.
가난했던 날 오후 같은 환한 꽃이 왠지 나는 좋다.
햇살만 검게 그을려갔다.
봄날이 화사한 것은
마당 한켠에 불 지피는 아궁이 같은 목련나무가 있고
빈 솥이 끓여내는 맹물 같은
희망이 있기 때문이다.
이도훈, 「목련」, 『맑은 날을 매다』, 2018.
<한보람 시인의 시선>
가난 속에서도 꺼지지 않는 생의 체온.
목련은 봄의 꽃이기 전에 겨울을 견딘 흔적이다.
빈 솥에 맹물만 끓이던 날에도 아궁이의 불은 꺼지지 않았다.
시인이 목련에서 발견한 것은 꽃의 아름다움이 아니라 삶을 버티게 한 온기다.
사람은 풍요로 살아가는 존재가 아니라, 다시 불을 지필 이유 하나로 견디는 존재임을 목련은 보여 준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