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보람의 문학 정원 6] 민들레

2026-05-15     대구교육신문 한보람 문학 Editor
사진=대구교육신문

 

민들레

 

백약이오름 암반 틈서리

민들레 하나가 오르다 죽었다

 

실낱같은 페달을 밟아

바위에 뿌리가 박히는 종자는

참 대단한 등외품일 것이다

 

고독의 입체적인 망명이다

시야

 

옆에 핀 꽃에게 도리를 다할 필요 없는

너는 이제 민들레가 되었단다

바위에 떨어진

절름 절다 부스러진

 

황학주 「민들레」, 『사랑은 살려달라고 하는 일 아니겠나』 2019.

 

 

[한보람 시인의 시선]

“옆에 핀 꽃에게 도리를 다 할 필요가 없는

너는 이제 민들레가 되었단다.”

타인의 계절을 따라 흔들리지 않는 단단한 노랑.

도리를 내려놓은 순간,

삶 속의 시는 비로소 자기 이름의 방향으로 뿌리를 내린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