단군(?) 이래 최대 입시 전쟁 서막, 2027 수능 응시생 52만 명 육박하나

2026-03-23     대구교육신문 이본원 기자
수능날 대구의 한 고등학교 앞 정문. 사진은 기사 내용과 관련 없음.(사진=대구교육신문)

(대구=대구교육신문) 이본원 기자 - 

올해 고등학교 3학년이 되는 이른바 황금돼지띠 학생들과 의대 증원 이슈로 재도전을 선택한 N수생들이 맞물리며 2027학년도 대학입시가 역대급 혼란에 빠질 것이라는 경고등이 켜졌다. 입시 전문가들 사이에서는 올해 입시가 단군 이래 가장 높은 경쟁률을 기록하는 잔인한 전쟁터가 될 것이라는 비관적인 전망까지 나오고 있어 대구 지역 수험생과 학부모들의 불안감이 극도에 달하고 있다.

23일 교육계와 입시업체들의 분석을 종합하면 올해 수능 응시 예상 인원은 전년 대비 폭발적으로 증가해 52만 명 선을 위협할 것으로 보인다. 이는 학령인구 감소 추세 속에서도 2007년생 황금돼지띠 학생수가 예년보다 10% 이상 많은 46만 명대에 달하는 데다, 최근 정부의 의대 정원 확대 방침과 지역의사제 도입 등 대형 변수가 겹치면서 상위권 대학 재학생들까지 가세한 역대급 반수 열풍이 불고 있기 때문이다. 특히 2028학년도부터 수능 체제가 완전히 개편되는 탓에 현행 입시 제도로 대학에 갈 수 있는 마지막 기회라는 심리적 배수진이 N수생들을 유입시키는 강력한 촉매제가 되고 있다.

대구 수성구의 한 입시 전문가는 이번 입시 지형을 두고 극심한 병목 현상을 예고했다. 그는 본지와의 인터뷰에서 올해 입시는 단순히 인원만 늘어나는 것이 아니라 허수가 없는 고득점 재수생들이 대거 유입되는 진검승부의 장이 될 것이라고 진단하며, 특히 의대를 목표로 하는 최상위권의 경우 소수점 단위의 점수 차이로 당락이 결정되는 피 말리는 싸움이 될 것이라고 내다봤다. 실제로 종로학원 등 주요 입시기관의 분석에 따르면 올해 N수생 비중은 전체 응시생의 35%를 상회하며 역대 최고치를 경신할 가능성이 매우 높다.

이러한 수급 불균형은 대구 지역 수험생들에게 더욱 가혹하게 다가오고 있다. 대구의 한 일반고 3학년 진학 부장은 학교 현장의 분위기를 전하며 아이들이 3월 학력평가를 치르기도 전부터 역대급 경쟁률 소식에 기가 죽어 있는 상태라고 우려했다. 그는 재학생들은 내신과 수능을 동시에 챙겨야 하는 반면 수능에만 올인하는 N수생들과의 정시 경쟁은 계란으로 바위 치기처럼 느껴질 수 있다며, 올해는 어느 해보다 수시 지원 전략을 정교하게 짜서 가급적 재수로 넘어가지 않도록 하는 것이 최선이라고 조언했다.

대구의 한 학원 현수막. 사진은 기사 내용과 관련 없음.(사진=대구교육신문)

특히 자연계열 수험생들 사이에서 확산되는 이른바 사탐런 현상과 과학탐구 응시 인원의 급감은 또 다른 변수다. 과탐 응시자가 역대 최저 수준인 20만 명대까지 떨어질 것이라는 예측이 나오면서 과목 간 등급 확보 불균형이 심화될 것으로 보인다. 이는 특정 과목 선택에 따라 표준점수 차이가 극명하게 벌어지는 복불복 입시가 될 수 있다는 뜻이다.

대구 시내 한 재수학원에서 만난 N수생 김모 군은 작년에 아쉽게 의대 진학에 실패했는데 올해 인원이 늘어난다는 소식에 다시 도전했지만 막상 뚜껑을 열어보니 경쟁자가 너무 많아진 것 같아 눈앞이 캄캄하다며, 주변 친구들 중에서도 대학에 걸쳐놓고 다시 수능을 준비하는 반수생이 작년보다 훨씬 많다고 분위기를 전했다.

경력 20년의 한 교육계 인사는 2027학년도 대입은 바늘구멍 같은 정시 문턱과 역대급 응시 인원이 충돌하는 재앙적 상황이라며, 대구 수험생들은 막연한 낙관론보다는 본인의 객관적인 위치를 냉정하게 파악하고 대학별로 세분화된 전공자율선택제 확대나 지역인재 전형의 변화를 꼼꼼히 체크해 틈새시장을 노리는 전략이 절실하다고 강조했다. 결국 올해 입시는 실력뿐 아니라 정보력과 멘탈 관리가 승패를 가르는 가장 중요한 열쇠가 될 전망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