동현씨의 서울 유학기 (3) - 동묘를 가보다 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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동현씨의 서울 유학기 (3) - 동묘를 가보다 2
  • 대구교육신문 강동현 서울 취재 editor
  • 승인 2024.04.01 17:51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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동묘의 모습(사진=대구교육신문)
동묘의 모습(사진=대구교육신문)

(서울=대구교육신문) 대구교육신문 서울 취재 Editor -

동묘 탐방기-2

완구시장을 나와 동묘앞역 3번 출구 쪽으로 가면 그 유명한 벼룩시장이 나온다. 사실 말이 벼룩시장이지, 전통시장 혹은 종합시장이란 표현이 더 정확하다고 생각한다. 이곳의 분위기는 대구 서문시장을 비롯한 전통시장들과 닮았으며, 이곳에는 말 그대로 없는 물건이 없기 때문에 벼룩시장보다는 전통시장에 가깝다. 시장의 중심인 도로는 원래는 차량용이었으나, 지금은 혼잡도를 줄이기 위해 차량 통행을 막아두었다.

동묘의 모습(사진=대구교육신문)
동묘의 모습(사진=대구교육신문)

시장의 입구인 대로와 맞닿은 코너에는 각종 식품들을 파는 가게가 있다. 이곳에는 수상쩍은 건강식품과 외국 과자들, 마트에서 팔 법한 포장식품들이 늘 가득하다. 종종 지하철역에서 보이는 천원짜리 빵과 비슷한 식품, 음식들을 생각하면 상상하기 편할 것이다. 사람에게 가장 필수적인 것이 의식주이듯이, 먹거리는 옷과 더불어 동묘시장에서 가장 보편적인 상품이다. 자취생들의 경우 이곳에서 끼니를 사 가는 것도 좋은 선택이다. 서울에서 이곳만큼 물가가 싼 지역은 드물기 때문이다. 벼룩시장과 완구시장 사이 거리에 위치한, 한 그릇에 3000원인 국수집이 좋은 예시다. 맑은 날에는 햇빛이 따갑기에 선크림을 바르는 것을 추천한다. 물건을 사려면 가방 또한 필수이나, 너무 큰 가방은 통행에 방해되므로 자제하는 것이 좋다.

동묘의 모습(사진=대구교육신문)
동묘의 모습(사진=대구교육신문)

거리를 걷다 보면 각종 옷과 신발들을 무질서하게 펼쳐둔 풍경을 볼 수 있다. 여기에다가 출처를 알 수 없는 골동품들과 장난감들, 생활용품들이 한가득 쌓여있는 풍경은 마치 고물상을 연상시킨다. 인사동에서나 볼 법한 유물들이 빼곡하게 들어찬 골동품점은 외국인들에게 신기한 모습일 것이다. 중고책들을 천원에 파는 서점과 포장마차들, 전이나 토스트를 파는 분식집도 이곳의 터줏대감이다. 거리의 중간쯤에 오면 왼쪽으로 큰 길이 나 있는데, 이쪽으로 가면 동묘공원에 들어갈 수 있다. 필자는 한 번도 들어간 적이 없지만, 많은 어르신들께서 소풍오신 것처럼 이곳에서 쉬고 계신 모습을 자주 보았다. 동묘공원의 입구 양쪽에서는 상인들이 돗자리를 펴놓고 그 위에 옷들을 산더미처럼 쌓아놓았다. 안쪽으로 계속 들어가면 전문적인 구제 옷가게들, 오래된 장난감 가게들, 전자기기 전문점들 등 수많은 가게가 있다. 이곳은 특이한 패션과 취미를 선호하는 소위 ‘힙스터’들의 놀이터와도 같은 곳이다. 그밖에도 많은 가게들이 있으나, 사실 필자도 모든 구역을 보진 못했다.

동묘의 모습(사진=대구교육신문)
동묘의 모습(사진=대구교육신문)

도로를 따라 끝까지 가면 청계천이 나타난다. 개천을 따라 걸으면 관상어와 앵무새를 비롯한 애완동물 가게를 볼 수 있다. 여기서 꼬불꼬불한 골목을 따라 안으로 들어간다면, 옛날 화폐와 각종 군복마크를 파는 가게도 있다. 가끔씩 시장에서 카우보이를 연상시키는 가죽옷에 뱃지를 주렁주렁 달고 다니는 분들이 계신데, 그분들을 볼 때마다 이 가게가 저절로 생각난다. 또 거미줄같이 펼쳐진 골목 속을 돌아다니다 보면 숨겨진 동태탕 맛집이 나온다. 지난 겨울에 부모님을 모시고 이곳을 소개시켜 드렸는데, 두분 모두 마음에 들어 하셨다. 어릴 적에 드셨던 그 맛이라고 하셨다. 이곳은 나이 드신 분들뿐만 아니라 젊은 사람들도 종종 찾는 맛집이다. 주말 점심때에 온다면 꽤 줄을 서야 할 것이다.

동묘의 모습(사진=대구교육신문)
동묘의 모습(사진=대구교육신문)

이토록 다양한 물건들이 있는 이곳에는 다양한 사람들도 모인다. 옛 기억을 되살리는 어르신들과 잔뼈가 굵은 상인들, 특별한 경험을 하고자 온 젊은 커플들, 물건을 수집하는 힙스터들, 완구시장에서 온 가족과 아이들, 야시장을 방문하듯이 오는 외국인들 등 그야말로 온갖 종류의 사람들이 공존하는 것이다. 비유하자면 서울의 화개장터인 셈이다. 동묘공원이 문화유적으로 지정되었듯이, 필자의 생각에는 이 시장 또한 언젠가는 문화유산으로 남을지 모르겠다. 서울에 상경한 지 얼마 안되었거나, 서울 도심속에서 자란 대학생이라면 이곳이 색다른 경험으로 남을 것이다. 그리고 만약 이곳이 마음에 든다면, 근처에 위치한 서울풍물시장도 가 보는 것을 추천한다. 동묘시장은 고도로 발전하고 있는 서울의 최고의 낭만 거리이다. 내 인생의 영원한 친구가 될 듯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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