교과 수업 안 들어도 그만…고3, 학급당 5명만 수업 참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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교과 수업 안 들어도 그만…고3, 학급당 5명만 수업 참여
  • 대구교육신문 이본원 기자
  • 승인 2022.10.03 13:0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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고3 학생 수업 참여 환황 설문 결과 분석표.(민형배 의원실 제공) / 뉴스1

(대구=대구교육신문) 이본원 기자 = 일반계 고등학교 3학년들은 학급당 불과 5명만 수업에 참여한다는 현직 교사들의 진단이 나왔다. 뉴스1에 따르면, 국회 교육위원회 무소속 민형배 의원(광주 광산구을)은 좋은교사운동 정책위원회와 지난달 27일부터 30일까지 나흘간 일반계 고교 교사 261명을 대상으로 '일반계 고등학교 고3 교실 수업 미참여 학생 실태조사'를 공동 실시한 결과 이같이 나왔다고 3일 밝혔다.

이번 조사에서는 일반고 고3 학급의 학생수를 25명으로 가정하고, 한 교시 당 수업에 참여하지 않는 학생이 몇 명인지 물었다.

교사들의 주관식 응답은 '20명'이 가장 많았다. 설문참여 교사의 30%에 해당하는 79명의 교사는 '20명'만 수업에 참여한다고 답했다.

응답의 평균값은 '16명'인 것으로 분석됐다. 수업에 참여하는 학생이 10명이 채 되지 않는다는 것이다. 25명 즉 한 명도 수업에 참여하지 않는다는 응답도 5건이나 나왔다.

가장 심각한 학생들의 수업 미참여 행태로 교사들은 '수업과 무관한 학습하기'를 꼽았다. 복수응답 중 57%가 수업과 무관한 학습을 심각한 문제로 인식했다. '등교하지 않기(가정학습 포함)'가 48%로 그 뒤를 이었다. '수업 중 잠자기'는 33%인 것으로 나타났다. '학습과 무관한 딴짓하기'와 '일부 교시만 출석 후 조퇴하기'가 각각 28%인 것으로 분석됐다.

학생들이 수업에 참여하지 않는 근본 원인으론 94%가 '참여하지 않아도 입시에 어려움 없는 현행 입시제도'라고 답했다. 복수응답임을 고려해도 10명 중 9명이 입시제도의 문제를 지적한 것이다. '참여하지 않아도 졸업에 문제 되지 않음'도 69%로 높게 나타났다. '수업과 무관한 진로를 일찍이 선택하는 학생 증가' 12%, '과도한 사교육 영향으로 쉼과 수면 부족' 10%, '사기저하, 낮은 자존감 등 심리정서적 요인'이 9%로 뒤를 이었다.

'선택권이 충분하지 못한 경직된 교육과정'(3%), '교과목에 대한 학생의 흥미와 이해 부족'(3%), '학생 참여를 이끌지 못하는 교사의 수업 방식'(2%)을 선택한 경우는 적었다.

수업 미참여 문제 해결의 대안으론 응답자의 90%가 '수업에 충실하게 임할 수 있는 방향으로 입시제도 개선'을 선택했다. 47%는 '수업 참여 동기와 의사가 없는 학생을 위한 별도의 트랙 마련'을 꼽았다.

그 밖의 응답은 '다양한 과목 및 수준별 과목 개설로 선택권 확대'(15%), '과도한 사교육 제재로 쉼과 수면 보장'(11%), '철저한 기초학력 보장으로 수업 이해력 강화'(6%), '학생 참여 이끄는 수업방식 및 평가 다변화'(5%), '학생의 심리정서적 문제 해결을 돕는 전문적 체계 강화'(5%) 순이었다.

이번 실태를 조사 분석한 민형배 의원은 "대다수 현직 교사들은 잘못된 입시제도 때문에 고3 학생들이 학교 수업에 참여하지 않는 것으로 진단했고, 개선을 촉구했다"라며 "학생과 교사 모두 킬링타임이 돼 버린 수업의 피해자인 만큼, 교육당국의 철저한 실태조사, 원인진단, 대책 마련이 시급하다"라고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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