수능 졸업생 지원자 수 22년 만에 최고…인문계 재학생 타격 클 듯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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수능 졸업생 지원자 수 22년 만에 최고…인문계 재학생 타격 클 듯
  • 대구교육신문 김하윤 기자
  • 승인 2022.09.05 20:3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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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23학년도 대학수학능력시험 응시원서 접수가 시작된 8월18일 경기도 수원시 팔달구 수원여자고등학교에서 3학년 학생들이 교사와 함께 실시 요강을 살펴보며 원서 접수를 준비하고 있다. 2022.8.18/뉴스1 ⓒ News1 조태형 기자

 


(대구=대구교육신문) 김하윤 기자 = 이번 2023학년도 대학수학능력시험(수능) 지원자 가운데 재수생 등 졸업생이 28%에 육박하면서 수험생들의 수능 점수 변동 폭도 한층 더 커질 수 있다는 전망이 나온다. 5일 수능 출제기관인 한국교육과정평가원(평가원)에 따르면, 올해 수능 응시원서를 낸 수험생은 총 50만8030명이다. 이 가운데 재수생 등 졸업생은 14만2303명으로 28.0%를 차지했다. 2022학년도 수능 졸업생 지원자 13만4834명(26.4%)에서 수와 비중 모두 증가했다. 뉴스1에 따르면, 이투스는 2022학년도 재학생 수능 접수 인원(36만710명) 가운데 39.5%가 다시 올해 수능에 접수한 셈이라는 분석을 내놨다. 전년도 기준 38.9%보다 0.6%p 상승한 수치다.

수능 지원자 가운데 졸업생 비율(28.0%)은 2001학년도(29.2%) 수능 이후 22년 만에 가장 높은 수치를 기록했다. 수능 제도가 도입된 1994학년도 이래 역대 8번째로 높은 비율이기도 하다.

졸업생 비중이 증가한 원인에 대해 평가원에서는 "복합적인 원인이 작용했을 것"이라며 문·이과 통합형 수능과의 연관성에 말을 아꼈다. 다만 입시 전문가들은 통합수능의 영향이 절대적이었을 것으로 보고 있다.

임성호 종로학원 대표는 "문과생은 수학 1등급에서 미적분·기하 선택자의 비율이 90%가 넘는다는 점을 예상하기 어려웠고 '문과 침공'으로 피해를 봤다는 생각에 재도전에 나섰을 것"이라며 "이과생도 문과생보다 수학 등에서 우위를 차지하는 만큼 조금만 하면 더 좋은 학교에 갈 수 있을 것이란 기대심리가 작용한 것 같다"고 설명했다.

졸업생 증가는 수능 판세에 영향을 미친다는 면에서 단순 수치 이상의 의미를 지닌다. 학습기간이 상대적으로 더 긴 졸업생의 수능 성적이 재학생보다 우수한 만큼 입시전문가들은 올해 고등학교 3학년 재학생의 점수 변동 폭이 클 수 있다고 보고 있다.

이는 수험생들의 정시모집 지원 전략에도 영향을 미칠 수 있다. 우연철 진학사 입시전략연구소장은 "모든 졸업생이 우수하지는 않지만 일반적으로 재학생에 비해 졸업생 성적이 우수한 편"이라며 "재학생, 그 중에서도 인문계 재학생의 경우 정시 모집에서 보수적으로 지원 전략을 수립하게 될 가능성이 크다"고 말했다.

졸업생 비중 증가는 현 고등학교 3학년 뿐 아니라 향후 수능을 치르게 될 고등학교 1~2학년 학생도 유의할 만한 사항이다.

임 대표는 "통합수능의 여파가 이어지면서 졸업생들이 대입 재도전을 하려는 분위기가 갑자기 가라앉을 것 같지는 않다"며 "그런 만큼 고등학교 1~2학년 학생들은 내신과 수능을 병행 학습하는 것이 무엇보다도 중요하다"고 조언했다. 졸업생 증가에 따라 수능 점수 예측이 어려워지는 만큼 내신, 수능 한쪽에 치우쳐 준비하는 데는 위험이 따른다는 뜻으로 풀이된다.

한편, 올해 반수생 수가 전년 대비 감소한 것을 두고 향후 이과생의 '문과침공'이 고착화될 가능성을 의미하는 것이라는 해석도 있다.

당초 입시업계에서는 통합수능 이후 이과생들의 인문계열 학과 교차지원이 대폭 증가하면서 학과에 적응하지 못한 반수생이 양산될 것이라는 우려를 제기했다.

그러나 종로학원이 수능 지원자 수에서 올해 6월 모의평가 지원자 수를 뺀 값을 토대로 추정한 반수생은 8만1116명으로 전년도 8만2006명보다 890명 줄었다.

이를 두고 임 대표는 "여전히 반수생이 많긴 하지만 인문계열 학과에 진학한 이과생들이 학과에 잘 적응하고 있다는 메시지일 수 있다"며 "이럴 경우 문·이과 유불리에 따른 교차지원이 더 고착화될 가능성도 있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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