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문과 침공'에도 통합수능 유불리 없다는 평가원…교사·수험생 부글
상태바
'문과 침공'에도 통합수능 유불리 없다는 평가원…교사·수험생 부글
  • 대구교육신문 김하윤 기자
  • 승인 2022.03.24 11:32
  • 댓글 0
이 기사를 공유합니다

2022학년도 대학수학능력시험일 서울 한 고등학교에서 수험생들이 시험을 기다리고 있다. /뉴스1 © News1 사진공동취재단

(서울=뉴스1) 서한샘 기자 = 한국교육과정평가원이 "통합수능서 문과가 불리하다는 지적은 적합하지 않다"며 통합수능, 조정점수 체제를 유지하겠다고 밝힌 데 대해 학교와 입시업계에서는 '문과 침공' 현상이 올해도 지속될 것이라는 전망이 나온다.

24일 교육계에 따르면, 평가원은 22일 2023학년도 대학수학능력시험(수능) 기본계획을 발표하면서 문·이과 통합형 수능과 조정점수 체제를 유지하고 선택과목별 세부점수통계 비공개 원칙을 견지하겠다고 밝혔다.

그러면서 이규민 평가원장은 "수학을 잘하는 학생이 선택과목에 따라 상대적으로 높은 점수를 받을 가능성은 있지만 집단적으로 문과에 불리, 이과에 유리하다고 해석하는 건 적합하지 않다"고 말했다.

그러나 앞서 2022학년도 대입에서는 서울대 인문·사회·예체능 계열 최초합격자 486명 가운데 수능 수학 미적분, 기하를 선택한 학생이 216명(44.4%)에 달하는 등 곳곳에서 '문과 침공' 현상이 나타났던 바 있다. 통상 수학 영역에서 미적분이나 기하를 선택하는 학생은 이과로 확률과통계를 선택하는 학생은 문과로 분류된다.

학교와 입시전문가들은 조정점수 체제, 세부점수통계 비공개 등이 유지되는 한 올해도 이 같은 '문과 불리' 양상이 되풀이 될 것으로 내다보고 있다.

평가원은 국어, 수학영역에서 선택과목 응시집단별 공통과목 점수를 바탕으로 선택과목 점수를 조정해 선택+공통과목 표준점수를 산출하는 방식을 택하고 있다. 선택과목별 유불리를 최소화하기 위해서다.

문제는 공통과목의 평균 점수가 높은 선택과목 집단의 경우 선택과목의 조정점수까지 덩달아 높아진다는 점이다. 이 때문에 수학 영역에서 미적분, 기하를 택한 수험생은 상대적으로 더 높은 점수를 받게 된다. 실제로 종로학원 분석결과 2022학년도 수능에서 확률과통계를 선택한 응시생의 표준점수 최고점은 144점이었던 반면 미적분, 기하의 최고점은 147점이었다.

평가원은 이를 두고 미적분, 기하를 선택한 집단의 수학 역량이 뛰어나 나타난 결과이므로 단순히 문·이과 유불리라고 보긴 어렵다는 입장을 보여 왔다.

이에 대해 고등학교 진학상담교사 A씨는 "학교 현장에서는 조정점수가 미적분, 기하 선택 수험생들에게 플러스알파 점수를 주는 셈이니 불합리하다고 보고 있다"며 "같은 점수 산출방식이 올해도 적용되기 때문에 유불리 현상이 계속 되리라 보고 있다"고 지적했다.

선택과목별 세부점수통계가 비공개로 남는 점도 깜깜이 입시를 부추기는 요소로 작용할 것이라는 지적도 나온다. 평가원은 '전략적 과목 선택'을 야기할 수 있다는 이유로 올해도 세부점수통계를 공개하지 않기로 했다.

임성호 종로학원 대표는 "통계가 없는 상황에서 진단을 내리기가 어렵다"며 "지원 가능 대학 점수 예측범위를 어떻게 좁혀야 할지 학생들의 고민이 많아질 것"이라고 우려했다.

불확실성이 커지자 확률과통계를 공부하던 수험생 사이에서는 미적분, 기하 과목으로 옮겨가려는 움직임도 보이고 있다. 임 대표는 "아직 시간이 남은 고1~2는 상위권 대학을 노리며 문과 성향임에도 미적분을 택할까 고민하는 경우가 많다"며 "재수생도 5% 이상이 미적분, 기하로 넘어가려는 움직임이 나타난다"고 말했다.

다만 관건은 늘어날 학습량을 감당할 수 있을지다. 한상무 논산대건고 진학교사는 "특히 상경계열을 원하는 수험생들은 미적분을 보는 게 더 맞지 않겠냐는 이야기가 나온다"면서도 "선택과목을 바꾸면서 다른 과목에서 손해를 보지 않아야 하는 만큼 공통과목에서 점수를 더 얻는 게 효과적이라고 얘기하고는 있다"고 말했다.

전문가들은 올해 수능에서 유불리 현상이 재현되지 않기 위해서는 수능 난이도 조정, 대학 지원조건 변경 등이 동반돼야 한다고 말한다.

A교사는 "확률과통계 응시집단과 미적분, 기하 응시집단의 공통과목 평균이 비슷하게 나타날 수 있도록 난이도를 조정하는 것이 필요하다"며 "선택과목 난이도 조절까지 동반된다면 점수의 유불리를 다소 줄일 수 있지 않을까 생각한다"고 설명했다.

주요 대학의 지원 조건에도 변화가 필요하다는 의견도 있다. 현재 다수 대학의 자연계열에는 미적분, 기하, 과학탐구 영역 응시 조건이 있지만 인문계열은 문을 열어둬 교차지원에 무방비 상태라는 지적이 제기된 바 있다.

이만기 유웨이 교육평가연구소장은 "대학에서는 이과생들이 인문계열에 간다고 해서 크게 문제이겠냐는 인식이 있다"며 "대학에서 심각성을 느끼지 않는 한 이 같은 상태는 당분간 이어질 것"이라고 말했다.


댓글삭제
삭제한 댓글은 다시 복구할 수 없습니다.
그래도 삭제하시겠습니까?
댓글 0
댓글쓰기
계정을 선택하시면 로그인·계정인증을 통해
댓글을 남기실 수 있습니다.
주요기사