출제오류 '전원 정답'에 등급 변동 후폭풍…"피해 없다"는 평가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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출제오류 '전원 정답'에 등급 변동 후폭풍…"피해 없다"는 평가원
  • 대구교육신문 이본원 기자
  • 승인 2021.12.16 08:3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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수능 과학탐구 영역 생명과학Ⅱ 20번 문항 오류를 제기한 수험생들 중 임준하(왼쪽), 신동욱 씨가 15일 오후 서울 서초구 행정법원에서 2022 대학수학능력시험 정답결정처분 취소소송 1심 선고 원고승소 판결에 대한 입장을 밝히고 있다. /뉴스1 © News1 안은나 기자

(서울=뉴스1) 정지형 기자 = 2022학년도 대학수학능력시험(수능) 생명과학Ⅱ 출제 오류 논란이 결국 '전원 정답' 처리로 일단락됐다.

한국교육과정평가원(평가원)은 생명과학Ⅱ 성적이 통지되지 않은 상태라 출제 오류로 피해 보는 수험생은 없다는 설명이다.

입시 현장과 수험생 사이에서는 평가원이 끝까지 무책임한 모습을 보인다는 비판이 나온다.

16일 교육계에 따르면, 수능 출제기관인 평가원을 이끈 강태중 원장은 수능 출제 오류에 책임을 지고 전날(15일) 자진 사퇴했다. 지난 2월 취임한 지 10개월 만이다.

강 원장은 전날 브리핑에서 "수험생과 학부모님 그리고 선생님을 포함한 모든 국민께 충심으로 사과드린다"고 밝혔다.

법원은 평가원 주장과 정반대 판단을 내놨다.

서울행정법원 행정6부(부장판사 이주영)는 전날 수능 정답결정처분 취소소송 1심 선고를 내리며 "문제에 명백한 오류가 있고 오류를 인지한 수험생들에게 정답 선택을 불가능하게 하거나 적어도 심각한 장애를 줄 정도에 이르렀다고 인정된다"고 판시했다.

평가원은 문항에 오류는 있지만 정답은 찾을 수 있다는 입장이었다.

자칫 생명과학Ⅱ에서 2점을 날릴 뻔한 수험생들은 점수를 되찾을 수 있게 됐지만 입시업계에서는 전원 정답 처리로 손해를 보는 수험생도 있을 것으로 보고 있다.

실제로 평가원이 공개한 자료를 보면 만점자에게 주어지는 표준점수 최고점이 종전 69점에서 68점으로 1점 하락했다. 정시모집에서 해당 학생들은 1점을 손해를 보게 되는 셈이다.

지난 10일 서울 한 고등학교에서 한 학생의 생명과학Ⅱ 점수가 공란으로 비워둔 채 배부되고 있다. /뉴스1 © News1 박지혜 기자

수능 최저학력기준 충족에도 문제가 생길 여지가 있다. 1·2등급 인원은 기존 896명이었지만 재채점 후에는 777명으로 119명이 줄었다. 1등급만 놓고 보면 기존 309명에서 269명으로 40명이 줄었다. 생명과학Ⅱ는 서울대나 의과대학 지원자가 대부분 선택한다.

기존에 20번 문항을 맞힌 수험생 같은 경우 전원 정답 처리로 등급컷(커트라인)이 올라가면서 생명과학Ⅱ 등급이 떨어질 가능성도 배제하기 힘들다.

하지만 평가원은 점수 조정으로 피해 보는 학생은 없다는 입장이어서 논란이 계속 이어질 것으로 보인다.

김동영 평가원 수능본부장은 전날 브리핑에서 "(수험생에게) 성적이 통보되기 전이기 때문에 최종적으로 결정된 정답을 가지고 정답을 맞힌 학생이 결정된다"며 "기존 학생의 피해는 존재하지 않는다"고 말했다.

아직 성적이 안 나갔으니 피해를 보는 학생은 없다는 것이다.

입시업계에서는 평가원 설명을 두고 이해하기 힘들다는 반응이다.

임성호 종로학원 대표는 "20번 문항이 정상이었다면 맞힌 학생은 더 좋은 대학으로 갈 수 있었다는 것인데 학생이 점수 변동 진위를 모르고 있다고 해서 피해가 없다고 하는 것은 무책임"이라고 말했다.

또 평가원은 생명과학Ⅱ는 '공란' 처리하고 성적표를 발송했지만 이미 기존 채점기준으로 성적 분포를 공개했다.

교사 사이에서도 기존에 정답을 맞힌 학생의 성적 하락을 확인할 수 있어서 학생들 손해가 없다고 하기 힘들다는 지적이 나오는 이유다. 한 교사는 "정답을 맞힌 학생은 손해"라고 했다.

생명과학Ⅱ를 선택한 한 수험생은 "20번 문제를 하나 더 맞힌다고 해도 전체 응시생에게 영향이 미칠 수밖에 없고 모두가 피해를 볼 수밖에 없는 상황"이라며 "평가원이 반성을 확실하게 해야 한다"고 말했다.

강태중 한국교육과정평가원장이 지난 15일 정부세종청사 교육부 브리핑실에서 "법원의 2022학년도 대학수학능력시험 생명과학Ⅱ 20번 문항의 정답 취소 판결에 대해 수험생과 학부모, 선생님께 사과드리며 평가원장직을 사퇴한다"고 입장문을 발표하고 있다. /뉴스1 © News1 장수영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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