입학자원 적고 역량진단 후폭풍…지방대 수시모집 '한숨'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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입학자원 적고 역량진단 후폭풍…지방대 수시모집 '한숨'
  • 대구교육신문 김하윤 기자
  • 승인 2021.09.10 17:05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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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울 마포구 종로학원 강북본원에서 수험생이 9월 모의평가 시험을 치르고 있다. 2021.9.1/뉴스1 © News1 박정호 기자

(서울=뉴스1) 장지훈 기자 = 2022학년도 대입 수시모집 원서접수가 10일 시작되는 가운데 신입생 유치에 어려움을 겪고 있는 비수도권 대학가 근심이 깊어지고 있다.

입학 자원이 소폭 늘었지만 여전히 대입 정원보다 훨씬 부족한 데다 수도권 대학 선호 현상이 갈수록 심화하고 있어 대규모 '정시 이월' 사태가 재현될 것을 우려하는 분위기다. 엎친데 덮친 격으로 대학 기본역량진단에서 탈락해 '부실 대학'으로 낙인 찍힌 비수도권 대학은 이중고를 호소하고 있다.

10일 대학가에 따르면 이날부터 오는 14일까지 대입 수시모집 원서접수가 진행된다. 올해 전국 4년제 일반대 198곳의 신입생 선발 인원은 34만6553명. 이 가운데 26만2378명(75.7%)을 수시로 뽑는다.

문제는 대학 갈 수험생보다 대입 정원이 더 많다는 점이다. 올해 대학수학능력시험(수능) 지원자는 50만9821명으로 일반대 대입 정원보다 16만3268명이나 모자르다. 지난해 수능 지원자(49만3433명)와 비교해 1만4037명 늘었지만 여전히 부족한 수치다.

재작년 수능 지원자(54만8734명)와 비교하면 3만8913명이나 줄었다. 학령인구 감소 여파가 심화하면서 대학가가 신음하고 있다.

비수도권 대학의 신입생 모집 어려움이 더 클 것으로 예상된다. 일반대 가운데 2021학년도 수시모집에서 선발하지 못해 정시모집으로 이월된 인원은 총 3만7709명이었는데 이 가운데 3만2330명(87.7%)이 비수도권 대학에서 발생했다.

올해 전망은 더 어둡다. 전년 대비 수시모집 인원이 서울 소재 대학은 4145명, 수도권 소재 대학은 1170명 감소한 반면 비수도권 대학은 오히려 249명 늘어난 상황이다.

가뜩이나 수험생 선호도가 높은 서울과 수도권 소재 대학 수시모집 경쟁률은 높아질 것으로 예상되지만 비수도권 대학은 정시모집 이월 인원이 더 늘어날 가능성이 제기된다.

우동기 대구가톨릭대 총장은 "지방대 (수시모집) 상황이 좋아질 이유가 하나도 없지 않느냐"며 "입학 자원도 전년과 비슷한데 (비수도권 대학) 수시 모집 인원은 더 늘어난 터라 '신입생 모시기'가 치열할 것"이라고 말했다.

호남권 한 사립대 총장도 "지역에서 일자리 창출이 되지 않으니 학생들도 수도권으로 빠지는 것"이라며 "특성화에 성공한 몇몇 대학을 제외하면 '백화점식 종합대학'을 표방한 지방대는 신입생 모집이 갈수록 어려워질 수밖에 없다"고 지적했다.

그러면서 "지역 인재 유출을 막기 위해 안간힘을 쓰고 있지만 지역 경쟁력 자체가 수도권에 뒤쳐지고 있어 녹록치 않다"며 "지방대는 갈수록 학생 유치가 힘들어질 것"이라고 덧붙였다.

올해는 향후 3년간 정부 일반재정지원 여부를 결정하는 '대학 기본역량진단' 결과가 발표되면서 대학가가 더 어수선하다.

교육부와 한국교육개발원은 지난 3일 대학 기본역량진단 최종 결과를 발표하고 일반대 25곳과 전문대 27곳 등 52곳에 대해 대학·전문대학 혁신지원사업 예산을 지원하지 않는다고 밝혔다.

올해 대학혁신지원사업 예산(6951억원)을 기준으로 하면 탈락한 일반대의 경우 3년간 총 150억원가량 지원받지 못하게 됐다.

대학 기본역량진단에서 탈락한 대학은 재정지원제한대학과 달라 국가장학금 지원도 계속 이뤄지지만 '부실 대학' 낙인이 찍혀 신입생 모집에 어려움을 겪을 수 있다는 이야기가 나온다.

김현준 경기대 교수(전 한국대학교육협의회 입학지원 실장)는 "대학 기본역량진단에서 탈락했다고 해도 인하대나 성신여대 같은 선호도가 높은 대학의 경우 타격이 적겠지만 비수도권 소재 대학은 기피 현상이 심화할 것으로 예상된다"고 말했다.

전국대학입학처장협의회장을 맡고 있는 유인영 극동대 입학처장도 "대학 역량기본진단에서 탈락해 학생들에게 돌아가는 직접 피해가 없는 데도 수험생들은 '곧 문닫는 것 아니냐'는 이야기를 한다"며 "학생 모집에 엄청난 영향을 끼칠 수밖에 없다"고 말했다.

유 처장은 이어 "비수도권에 있거나 대학 기본역량진단에서 탈락했다고 해도 특성화에 성공한 대학은 살아남겠지만 그렇지 않은 대학은 위기가 이어질 것"이라며 "학생들의 선택권은 갈수록 넓어지고 있기 때문에 대학도 자구책을 강구해야 한다"고 덧붙였다.

다만 수도권 소재 대학도 올해는 대입 환경 급변에 따라 안심할 상황은 아니라는 분석도 나온다. 문·이과 통합형 수능이 처음으로 도입된 가운데 수학 선택과목으로 '확률과통계'를 고른 수험생 가운데 수능 최저학력기준을 충족하지 못하는 일이 대거 발생할 수 있다는 것이다.

김 교수는 "수도권 대학도 수시모집 경쟁률 자체는 높아질 수 있지만 정작 수능 최저학력기준을 충족하지 못하는 수험생이 많아지면 정시모집으로 이월되는 인원이 늘 수밖에 없다"며 "가뜩이나 정시모집 인원이 늘어난 상황이라 입시결과가 하락할 가능성이 점쳐진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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