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초학력 미달 코로나로 심화"…학업성취도 전수조사 해야할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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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초학력 미달 코로나로 심화"…학업성취도 전수조사 해야할까
  • 대구교육신문 이본원 기자
  • 승인 2021.06.29 11:5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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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난 3일 서울 한 고등학교에서 학생들이 한국교육과정평가원(평가원) 주관 6월 모의평가를 보고 있다./뉴스1 © News1 임세영 기자

(서울=뉴스1) 정지형 기자 = 코로나19 감염병 사태로 기초학력 미달 문제가 커지면서 교육계에서는 '학업성취도 평가'를 두고 의견이 분분하다. 현재 표집 평가 방식으로는 한계가 크다는 지적이 있는 반면 학교 서열화 회귀를 우려하는 반론도 만만치 않다.

29일 교육계에 따르면, 기초학력 미달 문제가 시급한 과제라는 점에는 대체로 공감대가 형성돼 있다. 감염병 사태까지 겹쳐 대책이 시급하다는 인식도 공통분모지만 해결을 위한 방법론을 따져보면 입장마다 차이가 크다.

문재인 정부가 들어선 2017년도부터 현행 국가단위 학업성취도 평가는 표집조사체제로 진행됐다. 중학교 3학년과 고등학교 2학년 학생을 각각 3%씩 표집해 매년 학업성취도 평가를 치른다.

보수정권이 집권한 시기였던 2009년부터 2016년까지는 전수조사로 이뤄졌다. 당시 전수조사 방식이 학교별로 과도한 경쟁을 유발하고 지역과 학교 서열화를 유도한다며 진보 교육계에서 비판이 컸다.

◇기초학력 미달 증가 추세…코로나 여파 제거해도 늘어

하지만 최근 지난해 국가수준 학업성취도 평가 결과가 나오면서 다시 전수조사 방식이 필요하다는 요구가 커지고 있다. 표집 방식으로는 전체 학업성취도 진단이 어려워 기초학력 미달 문제에 대응하기 어렵다는 것이다.

지난해 국가수준 학업성취도 평가에서는 중3 수학을 제외하고는 모두 기초학력 미달을 뜻하는 '1수준' 학생 비율이 전년보다 증가했다. 보통학력 이상인 '3수준' 이상 학생 비율도 중3 국어·수학, 고2 국어에서 감소했다.

교육계에서는 코로나19 사태 이전부터 기초학력 미달 학생 비율이 증가하는 경향을 보였다는 진단이 나온다. 감염병 사태와 별개로 기초학력 문제가 학생들 사이에서 심화해왔다는 분석도 적지 않다.

이광현 부산교대 교수도 최근 한국교육정치학회 교육정치학연구에 실린 논문 '기초학력 저하 원인에 대한 가설 분석과 기초학력 향상 방안'을 통해 "기초학력 저하가 2010년대 중반부터 눈에 띄게 증가했다"고 밝혔다.

실제로 지난 2013년 중학교 3학년 기초학력 미달 비율은 국어·수학·영어 각각 1.3%, 5.2%, 3.4%에서 2019년 4.1%, 11.8%, 3.3%로 영어를 제외하고는 늘었다.

고등학교 2학년도 2013년 국어·수학·영어 각각 2.9%, 4.5%, 2.8%이던 기초학력 미달 비율이 2019년 4.0%, 9.0%, 3.6%로 증가했다.

◇전수조사 필요…"서열화 아닌 현재 학습상태 확인 목적"

정일환 한국교육학회 회장(대구가톨릭대 교수)은 지난 25일 열린 연차학술대회에서 "초등학교 고학년부터 다시 (학업성취도 평가를) 부활해서 학습·학력격차를 해소해야 한다"고 주장하며 전체 학년 실시를 주장했다.

지난 20일 서울 강남구 대치동 학원가에서 학생들이 오가고 있다./뉴스1 © News1 민경석 기자

교육부도 학업성취도 평가 대상을 2024년까지 단계적으로 확대한다는 방침이다. 기존 중3과 고2 대상 3% 표집 평가는 유지하되, 학교 자율로 맞춤형 학업성취도 평가에도 참여할 수 있도록 할 계획이다.

하지만 신현욱 한국교원단체총연합회(교총) 정책본부장은 "전국적 상황과 함께 지역적 상황도 알아야 적합한 지원이 가능하다"며 "자율 평가 진행이 근본적 대안이 되기는 어렵다"고 지적했다.

전수조사 시행을 주장하는 쪽에서는 과거에 나타났던 서열화 부작용을 차단하면서 조사를 하면 크게 문제 될 게 없다는 입장이다. 기초학력 지원을 위한 전수조사이지 서열화를 위한 전수조사는 아니라는 주장이다.

송기창 숙명여대 교육학부 교수는 "학생이 학습 목표에 도달했는지 종합적으로 보는 총괄평가라는 의미에서 학업성취도 평가는 전수조사가 필요하다"며 "학습의 근본 목적은 기초학력 미달자가 없도록 하는 것"이라고 말했다.

그러면서 "서열화가 아니라 현재 상태를 확인하는 데 목적을 두면 된다"며 "학업성취도 평가로 일선 학교와 교사가 (학생 교육에) 책무성을 가지도록 할 필요도 있다"고 밝혔다.

◇전수조사 서열화 우려…"제도화되는 순간 부작용"

반면 전수조사에 따른 서열화를 우려하는 목소리도 작지 않다. 전수조사가 기초학력 보장을 위한 만병통치약은 아니며 역효과도 이전 학업성취도 평가가 전수조사로 진행될 때 이미 확인된 바 있다는 것이다.

김영식 좋은교사운동 공동대표는 "전수조사가 제도화되는 순간 부작용이 발생할 수 있다"며 "개별 학교에 학생 기초학력 수준을 진단할 수 있는 프로그램과 보정 도구를 지원하는 것이 오히려 도움이 된다"고 말했다.

과거 전수조사 시절 기초학력 미달 학생이 현재보다 적었던 점도 좋게만 보기는 힘들다는 지적도 있다. 학교에서 학업성취도 평가 대비 문제풀이 수업만 했던 것이 교육적으로 적절하다고 볼 수 있냐는 것이다.

좋은교사운동은 학습지원 전문교사와 다중지원팀을 뼈대로 하는 학습 지원을 위한 체계적인 학교 시스템 구축과 과밀학급 문제 해소를 기초학력 부진 문제 해결책으로 보고 있다.

서울 한 고등학교 교사도 "일제고사 방식을 제거하면서 기초학력을 객관적으로 진단할 도구가 지원돼야 한다"면서 "진단용 문제은행을 교육당국에서 제공하고, 학교가 필요한 문제를 뽑아 쓰는 방법도 있다"고 말했다.

지난 2일 서울의 한 중학교에서 학생들이 하교하고 있다./뉴스1 © News1 신웅수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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