어쩌다 '온클 탈출'에 축하 인사까지…'졸속 개발' 혼란 계속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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어쩌다 '온클 탈출'에 축하 인사까지…'졸속 개발' 혼란 계속
  • 대구교육신문 이본원 기자
  • 승인 2021.03.23 15:4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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유은혜 부총리 겸 교육부 장관이 지난 5일 서울 종로구 한국교육방송공사(EBS) 공공학습관리시스템(LMS) 비상상황실을 방문해 운영상황을 점검하고 있다.(교육부 제공)/뉴스1

(서울=뉴스1) 정지형 기자 = 신학기 개학 이후 'EBS 온라인클래스'에서 오류가 이어지면서 교사 사이에서 공공 학습관리시스템(LMS)을 향한 불만족이 이어지고 있다. 민간 화상프로그램을 택한 교사도 적지 않다.

급한 대로 민간 프로그램을 사용하면 되지만 유료화 가능성 탓에 마냥 안심하지도 못한다. 필요시 민간 기술을 사용하되 공공 프로그램의 질도 경쟁력을 갖춰야 한다는 지적이 나온다.

23일 교육계에 따르면, 교사들에게 온라인클래스 탈출은 축하 대상으로 통용된다. 시스템 고도화를 거쳐 실시간 쌍방향 수업이 가능해졌지만 온라인클래스에서 개학 이후 오류가 계속 발생한 탓이다.

교육당국은 현재 온라인클래스와 또 다른 공공 LMS인 'e학습터'에서 시스템상 오류는 해결됐다는 설명이다. 하지만 학습이력 확인이 제대로 안 되는 등 아직도 일부 불편사항이 남아 있는 것으로 전해졌다.

서울 소재 한 중학교 교사는 "도저히 하다가 안 되겠다고 해서 줌(Zoom)으로 넘어간 분들도 많다"면서 "온라인클래스를 사용 안 해도 된다고 하면 다른 학교 교사들에게 축하도 받는다"고 말했다.

실제로 서울시교육청이 최근 공개한 자료를 보면 서울 중학교 2학년 교사 8778명 중 EBS 온라인클래스를 원격수업에 주로 활용한다는 응답은 33.7%(2961명)에 그쳤다.

구글 클래스룸(32.9%, 2890명)과 줌(17.1%, 1498명) 등 민간 화상 프로그램을 이용하고 있다는 교사만 해도 절반이 넘는다. 공공 LMS보다 민간 기술 활용도가 더 높은 셈이다.

고등학교 2학년 교사 1만1239명 중에서도 온라인클래스를 사용 중인 경우는 33.8%(3795명) 수준이었다. 마찬가지로 구글 클래스룸(34.1%, 3833명)과 줌(20.2%, 2271명)이 절반을 넘겼다.

교육부가 실시간 쌍방향 수업 활성화를 위해 지난해 9월 말부터 지난달까지 37억원을 투입해 시스템 고도화 작업을 진행했지만 현장 만족도는 높지 않다. 오히려 졸속 개발로 혼란만 초래했다는 비판만 나온다.

공공 LMS가 원활하게 작동하지 못하다 보니 일선 학교에서는 원격수업 플랫폼을 놓고 의견 충돌이 빚어지기도 한다. 잠시 줌으로 피신하더라도 다시 온라인클래스를 사용할 수밖에 없어 오히려 혼란만 커진다는 것이다.

줌 같은 경우 8월부터 교육기관도 유료로 사용해야 한다는 말이 나와 비용문제가 걸림돌이다. 공공 LMS는 무료로 안정적인 사용이 가능하다는 측면에서는 장점을 보인다.

하지만 공공 LMS가 기능 면에서는 민간기술과 비교해 현저히 뒤떨어지면서 사용을 선택하기가 쉽지 않다는 지적이다. 서울시교육청이 내놓은 원격수업 지원 플랫폼 '뉴쌤'(newSSEM)도 사용률이 저조하다.

서울에서 뉴쌤을 전면 활용 중인 학교는 현재 14개교에 불과한 것으로 파악됐다. 서울시교육청은 향후 시스템 안정과 개선으로 수요를 늘려나가겠다는 방침이지만 결과를 장담하기는 힘들다.

전국교직원노동조합(전교조) 서울지부 관계자는 "지난해 12억원과 올해 15억원을 들이는데 선생님들을 유인할 수 있을지 의문"이라며 "다른 프로그램과 비교해 편리하지 않으면 아무도 안 쓸 것"이라고 밝혔다.

교육계에서는 현재 민간 플랫폼이 편리성 측면에서는 뛰어나지만 유료화나 개인정보 유출 우려도 제기되는 만큼 공공 플랫폼도 민간 프로그램과 경쟁이 가능할 정도로 기능 개선이 필요하다는 지적이 나온다.

박남기 광주교대 교육학과 교수는 "학교 현장에서는 약간의 불편함도 상당한 고통으로 다가온다"면서 "이미 교사들은 (원격수업에 사용되는) 고급프로그램을 경험한 상태"라고 말했다.

공공기관에서 적당히 예산을 투자해 만드는 식으로는 예산은 예산대로 지출하고 사용자에게도 외면받는 결과를 초래한다는 설명이다. 교육청들이 개별로 공공 LMS를 만드는 것도 예산만 분산돼 성공 가능성이 떨어진다.

구글 등과 경쟁하려면 국내 대기업이 공공 LMS 개발에 참여하는 것도 필요하다는 의견도 있다. 앞서 교육부가 진행한 온라인클래스 시스템 고도화 작업에는 중견·중소기업으로 이뤄진 컨소시엄이 맡았다.

박 교수는 "국가와 기업이 공동투자해 최고의 프로그램을 만들고 투자 지분에 따라 수익을 나누는 방안도 있다"면서 "정부 예산만으로는 개발업체 입장에서 소액에 불과해 만족스러운 결과물을 내기 힘들다"고 밝혔다.

그러면서 "개발 과정에서도 교사를 대거 참여시켜 개발진과 의견을 나누며 계속 발전시키는 것이 필요하다"면서 "교과서 개발처럼 참여 교사들에게 인센티브를 주면 활발한 참여가 가능할 것"이라고 덧붙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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