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광고비 쏟아도 '1타강사' 없으면 無소용…강사 의존 계속될것"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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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광고비 쏟아도 '1타강사' 없으면 無소용…강사 의존 계속될것"
  • 대구교육신문 이본원 기자
  • 승인 2021.02.09 15:1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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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편집자주]이른바 '1타 강사(1등 스타강사)'는 연예인이나 스포츠 스타 못지 않은 인기와 부를 거머쥔다. 특히 코로나19로 '인터넷 강의'의 수요가 높아지면서 이들의 몸값은 더욱 치솟고 있다. 입시학원들은 1타 강사를 모시기 위해 수백억원을 투자한다. 그들의 존재가 학원의 매출과 직결되기 때문이다. 이렇다 보니 1타 강사 사이에서는 1위 자리를 유지하기 위해 서로를 모함하는 일이 다반사다. 이 과정에서 고소·고발이 난무하기도 한다. 사교육계가 돈 때문에 아이들에게 보여줘서는 안되는 모습을 너무 많이 보여준다는 비판도 나온다. 1타 강사의 세계를 한번 들여다 보자.
 

(일러스트=이미지투데이) © 뉴스1

(서울=뉴스1) 윤다정 기자 = "A사는 B과목으로 버티고 있었는데 강사들이 다 빠지면 어떻게 하나요?"
"C선생님 D사 이적 소식 사실인가요? 그러면 내년에는 D사 패스 끊어야 하나요?"

수험생들 사이에서는 국내 프로야그 스토브리그 이적 시장만큼이나 '1타 강사'들의 이적 소식이 뜨거운 관심을 받는다. 수험생들은 스타 강사들의 '이적설'이 들려 올 때마다 귀를 쫑긋 세우고, 강사를 따라 인터넷 강의 수강 플랫폼을 갈아타길 주저하지 않는다.

이는 이름난 강사가 수강생의 성적을 확실히 올려 주는 보증수표를 쥐고 있는 것과 마찬가지이기 때문이다. 1타 강사가 등장하는 각종 콘텐츠나 기사 댓글창에 "아무것도 모르던 저를 ○○○ 선생님이 1등급으로 만들어 주셨다"는 '간증' 댓글이 줄을 잇는 풍경은 낯설지 않다.

사교육 업계에서는 입시 일변도의 교육체계가 극적으로 변하지 않는 한 이같은 강사 쏠림 현상, 그리고 일부 스타 강사에 의존하는 업계 관행은 계속될 것으로 보고 있다. 업계 1위를 유지하기 위한 스타 강사들 사이의 보이지 않는 힘겨루기 또한 마찬가지다.

◇한 해 매출 절반까지 강사료에 쏟아…"마케팅도 소용없다"

영입한 강사의 이름값이 매출로 직결되는 만큼, 입시업체들은 수험생과 학부모 수요에 맞추기 위해 강사 영입에 큰돈을 들이길 마다하지 않는다.

실제로 전자공시시스템(DART)에 공개된 주요 입시교육업체의 매출액 대비 강사료 비중을 분석해 보면 Δ메가스터디 19.8% Δ이투스교육 25.6% Δ디지털대성 30.9% Δ하늘교육 46.8%(이상 2019년 기준) Δ에스티유니타스 27.4%(2018년 기준) 등이었다.

반면 매출액 대비 광고선전비용은 Δ메가스터디 6.7% Δ이투스교육 7.57% Δ디지털대성 7.61% Δ하늘교육 2.22%(이상 2019년 기준) Δ에스티유니타스 4.85%(2018년 기준) 등이었다. 업체에 따라 매출의 절반가량을 강사료가 차지하기도 하는 것과 비교했을 때는 새 발의 피 수준이다.

광고 비용이나 규모가 결코 작지는 않다. 일례로 업체들은 매년 연말부터 연초까지 앞다투어 강의를 묶어 파는 '패스 상품'에 무선 이어폰, 태블릿PC 등의 사은품을 얹어 주며 수강생들을 끌어모은다. 그러나 어디까지나 부수적인 수단일 뿐, 매출액 신장의 본령은 최고의 강사를 영입하는 데 있다는 것이 업계 관계자들의 설명이다.

이와 관련해 전 교육업계 관계자 A씨는 "아무리 광고하고 프로모션을 해도 유명 강사가 없으면 그냥 돈만 날리는 셈"이라며 "다른 마케팅 수단은 효과가 그리 크지 않다. 차라리 마케팅 비용에 추가로 몇억원을 더 얹어서 강사를 영입하는 것이 낫다"고 귀띔했다.

이어 "오프라인에서는 유명한데 온라인에서는 잘 알려지지 않은 사람을 '데뷔'시키고 집중 마케팅해서 스타로 띄우는 방법도 있다"며 "이런 게 아니면 수능 온라인 강의 시장에서는 성공하기 쉽지 않다"고 덧붙였다.

◇"강사 의존·쏠림, 수십년 된 관행"…문제는 '입시구조'

이 때문에 업계를 잘 아는 사람이라면 "학원은 강사의 영향력에 기대지 않는 자구책을 모색할 수 없을 것"이라고 입을 모아 말한다. 현장 강의가 주를 이루던 과거 사교육계에서 인기 강사에게 수강생이 몰리던 현상이 인터넷 강의에서 재현되고 있을 뿐, 본질은 수십 년간 달라지지 않았다는 것이다.

A씨는 "과거로 거슬러 올라가면 서한샘, 유두선이라는 스타강사가 있었다"며 "그런 스타강사가 모여드는 노량진이 메이저리그였던 적도 있는데, 지금은 대치동으로 (주도권이) 넘어간 상황"이라고 말했다.

그는 "몇십 년째 계속된 관행이기 때문에 갑자기 업계 재편이 되지 않는 이상은 절대 바뀌지 않는다"며 "더군다나 온라인 강의는 수강생 수 제한도 없고, (학원들도) 라이브로 (수업을) 다 들을 수 있게끔 하려는 것 같은데 그렇게까지 해 버리니 (1타 강사 수요가) 더 쏠릴 것"이라고 내다봤다.

'삽자루' 우형철 강사의 부인인 임우옥 전 클린인강협의회 팀장 역시 "사교육의 갑은 고객이다. 학생들은 성적이 올라야 하고, 같은 가격이면 더 좋은 서비스를 받고 싶고, 24시간 질문해도 받아주는 강사를 고르고 싶어한다"며 "1타 강사들은 상대적으로 콘텐츠와 서비스가 좋은데다, 학생들 입장에서도 더 많은 아이들이 듣는 강의를 들어야 마음이 편하다"고 지적했다.

임씨는 "(강사 의존은) 강사와 학원과 학생이라는 세 가지 축이 만들어 낸 기형적인 환경"이라며 "공교육이 지금보다 책임있는 역할을 자처했다면 우리나라 사교육이 이렇게까지 비대해지지는 않았을 것"이라고 꼬집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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