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시에 교과평가 반영하는 서울대, 수능위주전형 확대에 반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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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시에 교과평가 반영하는 서울대, 수능위주전형 확대에 반기?
  • 대구교육신문 김하윤 기자
  • 승인 2020.11.10 17:5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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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울대 정문 전경 (뉴스1DB) © News1 황덕현 기자

(서울=뉴스1) 이재진 대학미래연구소장 = 서울대가 '2023학년도 대학 신입학생 입학전형 예고사항'을 지난달 28일 발표했다. 정시모집에 교과평가를 도입하고 지역균형전형을 신설한다고 해 입시계가 떠들썩하다. 서울대 2023학년도 입학전형을 분석, 예상해본다.

◇정시에 '교육과정 이수 충실'도 반영하는 교과평가 도입

서울대는 2022학년도에 정시모집 일반전형에 교과이수 가산점을 도입했다. 이를 개편해 2023학년도부터 학생의 교과이수 충실도와 교과성취도 우수성을 본격적인 평가요소로 활용하는 교과평가를 실시한다. 이를 통해 고교학점제가 고교 현장에 안착하는 데도 긍정적 역할을 할 수 있을 것으로 기대했다.

교과평가는 학교생활기록부(학생부)의 교과학습 발달상황만을 반영한다. 학생이 이수한 교과(목)와 성취도, 세부능력 및 특기사항이 기재된 항목이다. 이를 통해 학생이 지원하는 모집단위에 기초가 되는 교과(목) 이수 사항과 각 과목 성적, 수업에 충실히 참여한 사실을 반영하는 평가한다고 한다.

서울대는 2023학년도 입학전형 예고 자료에서 공과대학 지원자의 교과평가 A등급 평가사례를 Δ모집단위 관련 진로선택과목을 2과목 이상 선택해 이수(물리학Ⅱ, 화학Ⅱ, 기하 등)하면서 Δ기초교과영역(국어, 수학, 영어 등) 및 모집단위 관련 교과목 성적이 1~2등급, 성취도 A수준이고 Δ이수한 각 교과 수업에 충실히 참여한 내용이 나타난 경우라 밝혀 놓았다. 높은 내신등급을 받기 어려운 특수목적고(특목고) 자율형사립고(자사고) 등을 배려해 교과목 성적 평가에 '성취도'도 반영한다.

교과평가는 정시모집 지역균형전형과 정시모집 일반전형에서 실시하며 A(10점) B(6점) C(0점) 3개 등급 절대평가 방식으로 평가한다. 2명의 평가자가 독립적으로 평가해 등급을 부여하고, 두 평가 등급 조합에 따라 점수를 부여한다.

예를 들어 지역균형전형에서 두 평가자가 한 지원자에 대해 A-A로 평가했다면 10점, A-B는 8점, B-B는 6점, B-C는 3점, C-C는 0점을 부여한다. 일반전형에서는 각각 5점(A-A) 4점(A-B) 3점(B-B) 1.5점(B-C) 0점(C-C)을 부여한다.

대부분 사람들이 중요한 순서대로 글을 쓰려는 경향이 강하기 때문에 서울대 A등급 평가사례에 나타난 평가항목 순서, 즉 이수 교과(목) 교과성취도(내신) 세부능력 및 특기사항 순으로 평가에서 중요하다고 보는 것이 바람직할 것이다.

세부능력 및 특기사항에서 모집단위에 대한 관심, 결과물, 호기심 등이 우수한 지원자는 이미 수시모집 지역균형, 일반전형에서 합격했을 테니 정시모집에서 이 부분이 우수한 지원자는 많지 않을 듯하다.

서울대 지원자는 대부분 이수 교과, 내신 등급도 잘 관리돼 있을 것으로 보기 때문에 대부분 'A-A' 평가를 받을 것이라 예상되므로 절대평가인 교과평가의 영향력은 높지 않을 것이다. 단, 정시모집 학생부 성적은 3학년 2학기까지 반영하기 때문에 지원자 입장에서는 2학기 내신과 수업충실도에 대한 부담은 존재할 것이다.

정시모집에 영향력이 높지 않을 것으로 예상되는 교과평가를 반영하는 이유는 2023학년도 서울대 정시모집 대학수학능력시험(수능) 위주 전형이 40%로 확대될 것이 예상되고 이에 따라 수능에만 몰입하려는 지원자를 솎아내려는 의도로 보인다.

지원 모집단위 관련 교과목의 이수 여부, 등급, 충실도를 감안한다는 정시모집 교과평가의 도입은 모집단위별 느슨한 지원자격으로 보는 것이 바람직하다. 동일한 수능 성적을 가진 지원자 중 진로선택과목인 기하·물리학II 이수, 높은 내신등급·성취도, 수업에 충실히 참여한 지원자를 선발하고 싶다는 서울대의 의중으로 읽힌다. 일종의 정시모집 지원자격 필터.

서울대의 정시선발방식이 타 대학, 특히 고려대, 연세대에도 영향을 미칠 가능성은 얼마나 될까. 가능성은 낮아 보인다. 서울대와 같이 교과평가를 도입한다면 선발방식이 비슷해 중복합격이 늘어나고 최초합격자 중 이탈자가 많을 것으로 예상돼 교과성적을 전형요소로 추가하기엔 부담이 될 것이다.

◇정시모집 지역균형전형 신설

서울대는 최근 몇 년 동안 정시모집 일반전형에서 지역 편중 현상이 나타나고 있어 신입생의 지역 편중을 완화하고 전국의 인재를 고르게 선발하고자 정시모집 지역균형전형을 도입한다고 한다. 지원자격은 학교별 2명 이내이며, 졸업생도 지원할 수 있다.

정시모집 지역균형전형 신설은 최근 5개년간 정시모집에서 졸업생 비율이 48.9%에서 62.4%로 증가한 것에 대한 여론 부담, 매년 교육부 국정감사에서 서울대 정시모집이 공정하지 않다는 등 부정적 지적들을 감안한 것으로 보인다.

수능 성적이 우수한 자원이 많은 고교라도 지원자를 학교별 2명으로 제한했기 때문에 정시모집 지역균형전형은 전국 1775개 고교에 공평한 문을 만들어 준 것으로 볼 수 있다.

지원자격이 재학생으로 제한되지만 각 고교별 2명까지 지원이 가능한 수시모집 지역균형선발의 경주 최종등록을 기준으로 2019학년도 487개 고교, 2020학년도 511개 고교에서 합격생을 배출했다.

같은 기간 정시모집 일반전형이 각각 308개 고교, 312개 고교였던 것에 비하면 합격생 배출 고교가 많다. 지원자가 제한되는 지역균형선발은 전국의 인재를 고르게 선발하고자 하는 취지에 부합한다고 볼 수 있다.

단, 최근 서울대 수시모집 지역균형전형 지원자들이 수능 최저학력기준에 대한 부담으로 최저 기준이 없는 일반전형으로 지원하는 사례를 보이고 있어 이 전형의 합격생들은 재학생보다는 졸업생이 많을 수도 있다.

선발인원 규모는 2023학년도 정시모집 수능 위주 전형 비율 40%를 고려하면 200명 안팎외(모집인원의 6~7%)로 보인다.

2022학년도 대학입학전형에서 정시모집 수능 위주 전형 비율이 40%가 되지 않은 경희대, 중앙대 등 일부 대학은 고교별 추천전형에 도입여부에 고민이 있을 것으로 본다.

교육바로세우기운동본부 등 시민단체가 지난달 30일 오후 서울 종로구 서울정부청사 앞에서 '서울대 수능 100% 정시확대'를 촉구하는 기자회견을 열고 있다./뉴스1 © News1 김유승 기자

◇수시모집 지역균형전형 수능 최저학력기준 완화

서울대는 또 수시모집 지역균형전형에서 수능 최저학력기준을 완화해 각 지역 우수인재의 균형선발이라는 전형 취지에 충실하고자 한다고 발표했다.

학령인구 급감에 따른 수능 등급별 인원 감소와 선택형 수능 체제에 따른 등급 불안정성 문제에 대한 보완책으로 종전까지 '4개 영역(국어·수학·영어·탐구) 중 3개 영역 이상 2등급 이내’였던 수능 최저학력기준을 2023학년도부터 ‘4개 영역 중 3개 영역 등급 합이 7등급 이내’로 변경한다.

2020학년도에 수시 미등록으로 정시모집으로 이월된 인원은 175명이다. 인문계열 모집단위보다 자연계열 모집단위의 이월인원이 많은 편이다. 서울대 자연계열 모집단위와 타 대학 의·치·한의대 중복합격에 따른 등록포기자가 많고, 수능 응시영역의 경우 과학탐구 2개 과목을 서로 다른 분야의 'I+I'I, 'II+II' 조합으로 까다롭게 설정해 최저기준 미충족자가 있어 이월인원이 발생했을 것이다.

수시 지역균형전형에서 수능 최저학력기준 완화는 수능 최저학력기준 미충족자를 줄여 수시에서 정시로 이월되는 인원을 최대한 줄이고자 하는 방안이고, 정시모집 수능 위주 전형 선발인원 비율을 40% 이상 넘지 않으려 하는 서울대의 의도로 보인다.

◇수시 지역균형선발 방식 '다단계 평가'로 변경

수시모집 지역균형전형 선발방식이 서류평가 70%, 면접 30%의 일괄합산에서 1단계 서류평가 100%(3배수) 2단계 1단계 70% 면접 30%의 단계별 전형으로 변경됐다. 수능 최저학력기준이 낮아져 지원자가 늘어날 수 있어 면접 대상자를 줄이기 위한 변화로 보인다.

정시모집 지역균형전형은 일괄합산, 일반전형은 단계별 전형으로 선발한다. 교과평가 시간 확보를 위해 일반전형은 단계별로 끊어 서류평가를 할 인원을 제한하는 것으로 보인다.

미술대학은 수시모집 일반전형으로 디자인과(실기 미포함)가 신입학생을 선발한다. 정시모집 일반전형으로 동양화과, 서양화과, 조소과, 공예과, 디자인과(실기 포함)가 신입학생을 선발한다.

음악대학은 수시모집으로 선발했던 작곡과 작곡전공, 작곡과 이론전공 신입학생을 정시모집 일반전형으로 선발한다. 선발인원은 총 120명으로, 2022학년도 입학정원 3235명 중 3.7%를 차지한다.

수능 위주 전형 선발인원 40% 확보를 위해 예체능계열 모집단위를 수능 위주인 정시모집 일반선발로 선발한 것으로 보인다.

이번 서울대 2023학년도 입학전형 안에 대해 여러 의견이 있다. 학생부종합전형의 연장선에 있는 선발방식의 변화라는 평가도 있고 교육부의 수능 위주 전형 40% 정책에 대한 반기라는 평도 있다.

필자의 생각으로는 우리나라 입시에서 서울대가 갖고 있는 영향력과 무게를 고려해 서울대가 도출한 최선의 안으로 본다. 수능과 내신의 적당한 지점에서 선발방식을 고려해 어느 한쪽에 치우지지 않은 선발방식을 내놓았다. 문제는 일선 고교, 사교육 등에서 어떻게 서울대 안을 이해할 것이냐는 것이다. 내년도 각 고교, 입시기관들의 대입설명회가 궁금해진다.

이재진 대학미래연구소장 © 뉴스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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