학교 조회 때 휴대전화 걷지 말라는 인권위…"내는 게 나은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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학교 조회 때 휴대전화 걷지 말라는 인권위…"내는 게 나은데"
  • 대구교육신문 이본원 기자
  • 승인 2020.11.10 09:4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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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21학년도 대학수학능력시험(수능)을 30일 앞둔 지난 3일 전북 전주시 소재 한 고등학교에서 3학년 수험생들이 공부에 전념하고 있다./뉴스1 © News1

(서울=뉴스1) 정지형 기자 = 국가인권위원회가 학교에서 일괄수거 형식으로 휴대전화 사용을 금지하는 것은 인권 침해라고 판단한 가운데 학교 현장에서는 학습권 보호를 위해 일정 정도 제한이 필요하다는 반론도 제기된다.

10일 교육계에 따르면, 서울시와 경기도 등은 '학생인권 조례'를 통해 학교규칙으로 휴대전화를 포함한 전자기기 사용과 소지 시간·장소를 규제할 수 있도록 규정하고 있다.

학생이 학교 안에서 휴대전화를 소지하는 것 자체를 금지해서는 안 되지만 교육활동과 학생 학습권을 보장하기 위해 수업시간 등에는 정당한 사유에 따라 이용을 규제할 수 있다는 것이다.

학교마다 규정은 천차만별이지만 대다수 학교가 시·도 학생인권 조례나 자체 교칙에 따라 오전 조회 전에 담임교사가 휴대전화를 일괄적으로 수거하고 종례 후에 되돌려받도록 하고 있다.

하지만 인권위 아동권리위원회는 최근 한 고등학생이 휴대전화를 수거해 일과 중 소지·사용을 일절 금지하는 것은 권리 침해에 해당한다며 제기한 진정을 두고 학생 손을 들어줬다.

인권위는 "해당 학교 학생생활규정이 헌법상 일반적 행동의 자유와 통신의 자유를 침해한다"면서 "일과시간에 휴대전화 소지·사용을 전면 금지하는 행위를 중단하고 규정을 개정하길 권고한다"라고 밝혔다.

휴대전화를 희망자만 수거하거나 수업시간 중에만 사용을 제한하고 휴식시간이나 점심시간에는 사용을 허용하는 등 권리 침해를 최소화할 방법이 있다는 설명이다.

올해만 해도 같은 내용으로 세 차례 제기된 진정에 인권위가 모두 같은 답을 내놓았지만 학교 구성원 사이에서는 휴대전화 자율 사용에 따른 부작용을 우려하는 목소리도 적지 않다.

부산시 남구에 사는 고2 김모양(17)은 "학교에서 휴대전화를 안 걷는데 걷는 게 나을 것 같다"면서 "학생들이 수업시간에 게임을 하거나 무음으로 해놓지 않아 수업이 끊기기도 한다"라고 지적했다.

스마트폰 같은 경우 불법촬영에 이용될 수 있다는 우려도 있다. 경기 고양시에 사는 중3 유모양(15)은 "체육대회나 학교행사 때 일부 학생이 허락 없이 친구 사진을 찍고 유포해 문제가 된 적이 있다"라고 말했다.

교육당국은 학교생활규정이 학생 권리를 지나치게 침해할 경우 개정을 권고할 수 있지만 전체 학교에 개입해 지침을 제시하는 것은 학교 자율을 침해할 위험이 있다는 입장이다.

서울시교육청 관계자는 "민원이 들어오면 사안별로 개별 학교에 권고가 나갈 것"이라며 "학교마다 구성원 의견이 다를 수 있어 교육청 차원에서 일률적으로 규정을 결정하는 것은 어렵다"라고 밝혔다.

경기도교육청은 학교에서 민원이 제기되면 인권위 권고대로 점심시간이나 쉬는시간에는 통신의 자유가 보장될 수 있도록 안내하고 있다.

교사들도 학생 인권을 최대한 보장해야 한다는 점에는 이견이 없지만 휴대전화 사용 규정 완화에 따른 부작용을 무시할 수는 없다고 입을 모은다.

엄민용 교사노동조합연맹 대변인은 "필요한 경우 쉬는 시간에 사용하도록 휴대전화를 주는 것도 가능하다"면서 "인권위 권고를 준수하는 방향으로 가되 학교 상황과 실정을 고려하는 것도 필요하다"라고 말했다.

권종현 전국교직원노동조합 부대변인은 "학생 인권 침해도 안 되지만 교내 휴대전화 사용이 현실에서 좋은 효과로만 나타나는 것은 아니다"면서 "학교별로 토론으로 규정을 만들고 대안을 모색해야 한다"라고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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