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재진의 입시 리포트] 2015개정 교육과정…쉬운 과목만 골라듣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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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재진의 입시 리포트] 2015개정 교육과정…쉬운 과목만 골라듣는다?
  • 대구교육신문 이본원 기자
  • 승인 2020.10.11 09:3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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뉴스1DB © News1 이재명 기자

(서울=뉴스1) 이재진 대학미래연구소장 = 2021학년도 대입 수시모집 지원이 마무리됐다. 최근 3개년 수시 경쟁률을 발표한 186개 대학 기준으로 수시모집의 특징과 변화를 살펴보고 정시모집을 예상해 본다.

◇1인당 지원횟수 감소?

2019학년도 수시모집에서 지원자는 52만2221명, 지원건수는 총 240만9158건, 1인당 지원횟수는 4.68회였다. 2020학년도는 지원자 50만633명, 지원건수 237만4672건, 1인당 지원횟수 4.74회. 2021학년도는 지원자는 45만3958명, 210만7470건 지원, 1인당 4.64회로 추정된다. 2013학년도 수시모집부터 지원횟수가 6회로 제한된 이후 1인당 지원횟수가 처음으로 감소한 해다.

수시모집 선발인원이 77%로 수시모집에 집중할 수밖에 없는 수험생 입장에서 지원횟수가 소폭 감소한 이유는 무엇일까.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때문에 학교 설명회, 대학 박람회 등 다양한 관점에서 입시전략을 세울 수 있는 길이 막혔다는 점, 대입정보포털 '어디가'의 전년도 대학입시 결과 공개가 148개 대학에서 199개 대학으로 늘어난 점, 내신 등급 중심으로 지원을 할 수밖에 없었던 점 등이 이유로 예상된다.

수시모집 선발인원이 커서 수시에 합격해야 하는 수험생의 절박한 입장에서 정보를 접할 수 있는 다양한 채널이 막혔고 참고할 만한 자료는 전년도 입시결과(내신등급)밖에 없었다. 올해 대입정보포털 어디가는 전국 모든 대학의 입시결과를 제공하고 있어 지원자 입장에서는 참고할 수밖에 없었을 것이다.

그러나 학생부종합전형 등 전형의 특징과 상관없이 내신 기준으로'만' 입시 결과를 제공하고 있어 희망대학의 입시결과와 지원자의 내신등급 차이가가 나는 경우 지원을 포기하는 경우가 있어 지원횟수가 다소 감소했을 것으로 추정한다. 2020학년도에 비해 3만명 정도가 6회 지원을 포기한 것으로 보인다.

전형의 특성을 나타내지 못하는 지나친 내신등급 기준의 '정보 과잉'이 지원자의 심리를 위축시킨 결과다.

◇전형별 지원율: 역시 학종! 폭망한 논술, 적성고사?

2021학년도 전국 대학 학생부종합전형은 모집인원 7만4955명, 지원건수 58만989건, 지원율 7.75대 1, 지원자 수(추정) 12만5213명으로 2019학년도 모집인원 7만2238명, 지원건수 63만8287건, 지원율 8.84대 1, 지원자 수(추정) 13만6386명에 비해 지원율은 1.08대 1, 지원자 수는 8.2% 감소했다.

2021학년도 전국대학 학생부교과전형은 모집인원 12만8090명, 지원건수 71만8234건, 지원율 5.61대 1, 지원자 수(추정) 15만4792명으로 2019학년도 모집인원 12만2554명, 지원건수 79만6089건, 지원율 6.50대 1, 지원자 수(추정) 17만104명에 비해 지원율은 0.89대 1, 지원자 수는 9.0% 감소했다.

두 전형 모두 수능접수학령인구가 2019학년도 594,924명에서 2021학년도 493,433명으로 17% 감소한 것을 감안한다면 지원자는 증가했다고 보는 것이 바람직하다.

2021학년도 전국 대학 논술위주전형은 모집인원 1만1225명, 지원건수 41만1736건, 지원율 36.68대 1, 지원자 수(추정) 8만8736명으로 2019학년도 모집인원 1만3268명, 지원건수 52만803건, 지원율 39.24대 1, 지원자 수(추정) 11만1283명에 비해 지원율은 2.57대 1, 지원자 수는 20.3% 감소했다.

2021학년도 전국 대학 적성고사전형은 모집인원 4332명, 지원건수 7만3273건, 지원율 16.91대 1, 지원자 수(추정) 1만5792명으로 2019학년도 모집인원 4341명, 지원건수 9만4301건, 지원율 21.72대 1, 지원자 수(추정) 2만150명에 비해 지원율은 4.81대 1, 지원자수는 21.6% 감소했다.

두 전형 모두 수능 접수 학령인구가 2019학년도 59만4924명에서 2021학년도 49만3433명으로 17% 감소한 것을 감안한다면 지원자는 감소했다고 보는 것이 바람직하다.

최근 3개년 전형별 지원율 기준 지원자의 패턴을 분석하면 지원자들이 학습과 시험 준비를 통해 수시전형을 준비하는 것을 기피하고 내신 등급과 활동 중심의 학생부중심전형을 선호하고 있다는 것으로 볼 수 있다. 학생부중심전형 지원자가 대부분 재학생이라는 것을 고려하면 재학생들 중 수능을 준비하는 학생이 감소하고 있다고 예상할 수도 있다.

대입 수시모집 논술고사에서 시험 문항을 읽고 있는 수험생./뉴스1 © News1 오대일 기자

◇재학생 수능 기피 현상 심화?

2021학년도 수시모집 중 수능 최저학력기준이 있는 전형 선발인원은 6만713명, 지원자(추정)는 14만6355명이다. 2020학년도 선발인원은 6만3116명, 지원자(추정)는 16만2085명, 2019학년도는 6만5519명, 지원자(추정)는 17만4427명으로 최근 3개년간 지원자 수는 감소했다.

최근 3개년 수능 접수인원 중 졸업생은 14만6813명, 15만4710명, 14만6760명으로 편차는 있지만 약 1% 감소했고, 재학생은 44만8111명, 39만4024명, 34만6673명으로 약 13% 감소했다. 수능을 준비하는 졸업생수 감소가 거의 없는 상태에서 수능 최저학력기준이 있는 전형 지원자가 줄었다는 것은 재학생 중 수능을 대비하는 학생의 비율이 계속 감소하고 있다는 것을 의미한다.

앞서 게재했던 '재학생 때는 수시만, 졸업 후 수능 준비?'(2020년 6월28일) 내용처럼 재학생은 수능을 준비하는 것보다 학생부 중심 전형에 집중하고 있으며 이 경향이 심화되고 있다는 것을 경쟁률 분석을 통해 확인할 수 있다.

◇물리 관련 학과 지원 기피현상 심화

2015개정 교육과정이 적용된 첫 학년인 현 고3은 학생의 진로와 적성을 고려해 다양한 과목을 선택할 수 있다. 특히 어려운 물리 과목 선택자의 비율이 어느 정도일지 도입 초반부 의견이 많았다.

수시모집에서 재학생 지원자 비율이 매우 높은 학생부종합전형에서 물리와 관련이 높은 기계공학과, 전자공학과 지원자 증감을 조사해 보았다.

2021학년도 기계공학과는 모집인원 2705명, 지원건수 1만7952건, 지원율 6.64대 1, 지원자(추정)는 3869명으로 추정된다. 2020학년도 기계공학과는 모집인원 3031명, 지원건수 2만3174건, 지원율 7.65대 1, 지원자(추정) 4899명으로 지원자는 21% 감소했다.

2021학년도 전자공학과는 모집인원 2944명, 지원건수 1만9398건, 지원율 6.59대 1, 지원자(추정) 4181명이다. 2020학년도 전자공학과는 모집인원 3276명, 지원건수 2만4012건, 지원율 7.33대 1, 지원자(추정) 5077명이다. 지원자가 17.6% 감소했다.

2020학년도 수능 접수 재학생 인원은 39만4024명, 2021학년도는 34만6673명으로 12% 감소했다. 재학생 감소인원 폭보다 기계·전자공학과 지원자수 감소폭이 더 크다.

2015개정교육과정은 학생들에게 진로와 적성을 고려해 과목선택권을 보장했지만 이를 받아들이는 재학생들은 어려운 과목은 피하고자 하는 인식이 강하게 드러나고 있다. 학생의 진로 희망에 대한 맞춤형 교육을 지원하는 고교학점제의 경우에도 비슷한 패턴, 즉 진로희망보다는 배우기 쉬운 과목 중심으로 선택할 가능성이 매우 높다.

학생에게 주어진 과목선택권이 입시에서는 어려운 과목을 기피할 수 있는 면책특권이 돼 버리고 있는 것 같다. 정시모집에서도 관련 모집단위 지원율은 하락할 가능성이 크다.

◇지원율 6대 1 이하 학과 증가

학령인구 감소로 대학에 지원할 절대적인 자원이 줄어들어 1인당 최대 지원횟수인 6회 이하의 경쟁률을 나타내는 전형·학과가 많아지고 있다.

2019학년도 3만3054개 선발방식 중 1만4703개(44.5%) 2020학년도는 3만3684개 선발방식 중 1만5600개(46.3%) 2021학년도 3만3856개 선발방식 중 1만7169개(50.7%) 등 50% 정도 선발방식이 6대 1 이하의 경쟁율을 나타냈다. 학령인구는 감소하고 있는데 선발방식의 수가 늘어나고 있으니 6대 1 이하의 선발방식이 늘어날 수밖에 없다.

하지만 지원율이 6대 1 이하라고 해서 반드시 미달이라고 볼 수는 없다. 예를 들어 2020학년도 강남대 학생부종합(서류면접형) 중등특수교육과는 모집인원 10명, 지원율 4.90대 1, 추가합격은 단 3명이었다. 대진대 학생부종합 윈윈전형 한국어문학과는 모집인원 15명, 면접응시자 41명, 실질지원율 2.73대 1, 추가합격은 총 10명이었다. 두 전형 모두 수능 최저학력기준이 없다.

반면 대전권 모대학 일반전형 A학과는 모집인원 26명, 지원자 77명, 2.96대 1, 추가합격 51명(77명-26명=51명)으로 미달되고 5명이 정시로 이월됐다.

수시 미등록충원(추가합격)은 학생들의 지원패턴, 대학입학처의 행정력, 미등록 충원기간 등 복잡한 변수로 결정되기 때문에 단순히 지원율이 낮아 이월인원이 증가한다고 정시 모집인원이 폭발적으로 증가한다고 단언할 수는 없다. 최근 2개년 정시모집 선발인원은 11만명 내외였다.

이재진 대학미래연구소장 © 뉴스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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