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고2 학생부가 텅 빌 지경"…코로나에 발 묶인 '예비 수험생'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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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고2 학생부가 텅 빌 지경"…코로나에 발 묶인 '예비 수험생'
  • 대구교육신문 이본원 기자
  • 승인 2020.08.21 13:3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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신종코로나바이러스(코로나19) 확진자가 큰 폭으로 늘어나고 있는 가운데 20일 오전 서울 한 고등학교에서 학생들이 진단검사를 기다리고 있다. /뉴스1 © News1 황기선 기자

(서울=뉴스1) 장지훈 기자,정지형 기자 =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장기화로 2학기에도 등교·원격수업이 병행되고 교내·외 대면 활동이 위축될 것으로 예상되면서 2022학년도 대입을 준비하는 '예비 수험생'의 고충이 깊어지고 있다.

1학기 매일 등교한 고3과 다르게 고2는 격주로 학교에 가면서 수시 학생부종합전형(학종)에 대비한 이른바 '자동봉진'(자율·동아리·봉사·진로 활동) 등 비교과활동을 제대로 못 했는데 2학기에도 감염병 여진이 계속되면서 "올해 고2는 학생부가 텅 빌 지경"이라는 이야기까지 나온다.

일선 학교들은 고2 학생들에게 온라인 쌍방향 플랫폼을 활용한 동아리활동, 온라인 봉사활동, 독서활동 등을 장려하고 있다. 2학기에는 고3이 아닌 고2를 매일 등교시키는 학교가 늘어날 것이라는 전망도 나오고 있다.

박정근 경기 수원 화홍고 교사(전국진로진학상담교사협의회장)는 21일 "고3 배려 차원에서 1학기에는 고2와 고1이 번갈아 등교했는데 이 과정에서 고2의 학생부가 빈곤해졌다"며 "지금 상황이 계속된다면 대학들도 2학년 기록을 평가에 활용하기 어려워 고민이 클 것"이라고 말했다.

고2 1년은 학생부를 풍부하게 만드는 데 공을 들이는 시기이지만 올해는 코로나19 여파로 이런 활동이 크게 위축됐다.

경북 한 고등학교에 다니는 2학년 이모군(17)은 "외부 봉사를 할 수 없어서 할 때마다 4시간을 부여하는 헌혈로 봉사활동을 채운 친구가 많다"며 "학생부에 쓸 게 없다 보니까 선생님들께서도 책 읽고 소감이라도 적어서 제출하라고 한다"고 말했다.

다른 고2 박모군(17)도 "학교에서 진로활동은 채워주는데 자율활동은 거의 못 했다"며 "2학년이 되기 전 세운 비교과활동 계획이 1학기는 완전히 틀어졌고, 코로나가 계속 터지는 걸 보면 2학기도 어떻게 될지 모르겠다"고 털어놨다.

경기 용인 한 고등학교 학생들이 지난 13일 신종 코로나 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검체 검사를 받기 위해 줄을 서 있다. /뉴스1 © News1 이재명 기자

대학들도 고민스럽기는 마찬가지다.

조환채 한국대학입학사정관협의회 회장(광주교대)은 "고3은 1학기만 문제가 됐는데 고2는 1년 전체가 걸려 있어서 더 문제다"며 "대학들이 지역·학교·학생별로 코로나19 때문에 어떤 영향을 받았는지 판단하기가 혼란스러운 지점이 있다"고 말했다.

그러면서 "형평성 논란이 불거질 여지도 있다"며 "지역별 감염병 상황의 차이로 비교과활동을 열심히 한 학생과 그렇지 못한 학생을 두고 어디까지 덜어내고 평가할 지 결정하기 어려운 상황"이라고 덧붙였다.

학교 현장에서는 2학기에는 고2가 매일 등교하고 고1·3은 격주 등교하는 곳이 늘어날 것이라는 이야기가 나온다.

조만기 경기 남양주 판곡고 교사는 "고3 수시 원서접수가 끝나면 이후로는 고2를 매일 등교시키는 것을 계획하는 학교가 많은 것으로 안다"며 "중요한 1학기를 거의 날린 셈이라 2학기에는 최대한 보장해줘야 한다는 게 현장의 분위기"라고 말했다.

실제로 서울 경기고의 경우 2학기 14주 차 수업을 3분의 2 이내 밀집도 기준에 맞춰 한 학년은 원격수업하고 나머지 2개 학년은 등교수업하는 형태로 진행할 예정인데 고2 등교수업일이 가장 많다.

이 학교 고2는 2학기 2주 차와 9주 차를 제외한 나머지 12주 차에 모두 등교수업을 받는다. 고3이 원격수업을 받는 날이 가장 많다. 14주 가운데 8주가 원격으로 채워졌다.

경기 안양 백영고도 2학년의 등교수업일을 확대하는 방안을 논의하고 있다. 또 2학기 원격수업은 모두 실시간 쌍방향 수업으로 전환해 교사가 학생의 온라인 활동을 관찰해 학생부에 기재할 수 있도록 한다는 방침이다.

이건홍 백영고 교장은 "고2도 지금이 매우 중요한 시기인데 상대적으로 소외된 부분이 있어 걱정이 많다"며 "2학기에는 '고2 대책'이 교육계의 중요한 논의 거리가 될 것으로 본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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